무리하면 몸이 아프다
원래도 무리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마 타고난 체력이 좋지 않아서일 것이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건강하다는 게 장점이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는 장염과 편도염에 자주 걸렸다.
게임으로 치면 HP 게이지 자체가 작은 느낌이다. HP게이지가 떨어지는 양이나 속도도 적지 않다. 타고나길 튼튼하게 태어나고 체력도 좋은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다. 그렇다고 운동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체력이 느는 일은 별로 없었다.
최근에 팔과 다리에 알 수 없는 발진이 났다. 처음에는 등드름 같은게 팔에도 난 건가?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팔에 두 개 정도였던 뾰루지가 세 개로 늘어나고, 다리와 허벅지에도 비슷한 게 났다.
환절기여서 주변에서 알러지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맜는데, 일종의 알러지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러지라기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대상포진 초기 증상 같기도 했고, 사마귀 같기도 했다. 한국에 있었다면 이미 피부과를 갔다 왔을텐데, 미국이라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갈 수는 있지만, 한국보다 귀찮고, 비용도 좀 더 나오고, 뭔가 처치를 해주는 건 한국보다 덜 하기 때문에, 그냥 푹 쉬고 며칠 지켜보는 걸 택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툭하면 병원에 갔던 것에 비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간지럽거나 아프거나 한 건 아니라서, 일주일 정도 푹 쉬고, 잠도 많이 자고, 각종 영양제를 잘 챙겨먹으니 쏙 들어갔다.
조금 무리했다고 바로 몸에 신호가 오는 걸 보니, 나이를 먹어가는 게 실감이 났다. 그리고 무리하지 말고 몸을 살살 조심해가면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