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이후의 삶은 다뤄지지 않는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두 번이나 자식들의 간을 이식 받았지만 술을 또 마셔서 마지막 남은 자식의 간도 이식을 받으려는 남자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다.
https://youtube.com/shorts/3jIjDGBjtgg?si=72qZQNOUQPsUr0Ns
이 에피소드에서 의사는 수술을 못 해준다, 장기 이식을 해준다는 결정이 쉬운 게 아니다, 목숨 걸고 이식을 해주는 거다라는 말이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가끔 내가 가족 중 누군가에게 장기 이식을 해줘야 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내가 안 해주면 그 사람이 죽는 상황이라면 해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장기 기증을 한 뒤의 삶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친구와 꾸준히 영어 기사를 읽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최근 읽었던 기사에서 장기 기증자에 대한 내용 나왔다.
해당 기사에서는 남동생에서 의사인 글쓴이 (여자)가 신장을 하나 기증해줬고, 글쓴이의 여자 형제도 신장을 기증해줬다. 두 사람 모두 암에 걸리지만 하나 남은 신장에 무리가 갈까봐 보통의 암 환자가 받는 진단과 치료를 동일하게 받을 수가 없다.
장기를 기증하게 되면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몸의 상태가 굉장히 취약해지게 되며 중대한 병에 걸리기 쉽고, 걸렸을 때 낫기도 어렵다. 슬의생에서 나왔던 것처럼 장기를 기증하는 건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관련해서 한글 기사도 찾아봤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12743
위 기사에서 나오는 내용은 보통 기증자는 가족 구성원 내에서 가장 어리거나 권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동양 문화에서는 기증한 뒤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입 밖에 꺼내기도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쓰레드에서는 "기증을 해줬는데, 기증 받은 분이 돌아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가족 구성원 중에 한 명이 괜히 기증 받게 했다라는 말을 했다"는 글도 있었다. 글쓴이는 목숨을 걸고 했는데, 너 때문에 죽었다는 식의 원망을 듣게 된다.
여전히 내 가족 구성원 중에 장기 기증을 받지 못하면 죽는 사람이 있고, 내가 유일하게 기증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해 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많은 걸 희생하는지 나의 삶의 질은 어떻게 되는 지에 대해 모든 가족 구성원이 알도록 할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 (내가 기증을 받아야 되고, 가족 중 한 명이 기증을 해주는 경우)도 동일할 것이다.
(추가 1) 인스타를 보다가 미드에서 어린 동생이 형을 위해 기증해야되는 씬이 있어서 가져와봤다.
https://www.instagram.com/reel/DLRTqdqTg5J/?igsh=azBrc2lwdWl5aXRx
(추가 2) 영화 중에 '마이 시스터즈 키퍼'라는 영화가 있는 걸 알게 되어서 공유해본다.
https://youtu.be/ASTyUnSeW38?si=w_4enaW7jQ944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