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안도

우주의 미아는 커서 상담자가 되었습니다.

by 프시케


어느 집단 상담에 참여했던 스물여섯의 나.


나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내 안에 맴돌던

외로움, 적막감, 막막함을 이야기하며

'우주의 미아'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집단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이 표현에 걸쳐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여주기 시작했다.



집단 상담의 효용이자 목표란 이런 것인가 싶었다.


공명과 공감의 파장 속에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안도를 함께 하는 것.


마음의 괴로움이 외로움의 겹으로 두터워질 때

혼자 안고 있기에 더 무거운 것이 되고

말할 수 없기에 더 심각한 것이 되고

단지 내 것이라는 이유로 부피가 커져갈 때,



더 많은 설명을 할 필요 없이

그 느낌을 그대로 이해하고 말았음을 이야기해주는,

한 사람, 또 한 사람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고유의 외로움이, 보편의 외로움으로 한 겹씩 전환되고

나는 점점 덜 외롭고 덜 적막하고 덜 막막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밍 아웃'을 한 분이

"여기, 우주의 미아 한 명 더 추가요!'하고 외쳤을 때

우리는 내내 울다가 결국 웃었다.




마치 짜장면 곱빼기 하나 추가요! 하고 외치는 듯

모든 고백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고


우주에 더 단단히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사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나는 한동안 같은 문장을 쓰고 또 썼었다.


"우주의 미아는 외로웠습니다."


그것이 단지 '첫' 문장에 불과한 줄을 모르고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쓰는 내가

앞으로도 계속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쓰게 될까 봐 두려웠었다.


하지만 결핍은 결국 목표가 되었고

그 문장 뒤에 새로운 문장이 덧대어졌다.


"그래서 그 우주의 미아는 커서

미아들의 우주 정거장을 세우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안도에

도달한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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