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hi), 안녕(bye)

<3> 런던에서 서울로 _ 만나도 헤어져도 안녕 2021. 1. 24

by 프시케





C가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엄마들은 울고 아이들은 함박웃음.






헤어짐이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함께 한 추억이 있으니

모든 기억이 우리 마음속에 생생 할 것 같다.


우리는 세번의 할로윈을 함께했다






어제 한 코로나 음성 결과가 밤새 이메일로 도착해있었다. 음성, 이라고 박힌 글자에 다행스러운 마음.


프린트를 부탁하고 작별 인사도 할 겸, W네 집으로 갔다.

​눈이 많이 와서, 영국에서 눈은 처음이라

아이들은 손이 얼어붙고 눈이 안 떠질 정도로
신나게 눈 사람 만들고 눈싸움하며 놀았다.



눈이 내려 내일 공항 갈 길이 더 험난해졌지만

눈이 내려 좋았다.





J 언니가 작별 인사를 하러 찾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1년 만이었다.



언니는 영국에 와서 나와 아이들을 가족처럼 챙겨준

이웃 이자 친구,

내가 아플 때면 아이들 학교 보내주던 언니였다.



인사하러 오겠다면서도 언니는 항상 하던 말을 했다.

'지금 마트인데 가는 길에 뭐 사갈게
필요한 거 있으면 문자 보내~!"라고.



웃었다. 언니답다.



"그냥 언니한테 한번 안기고 한국 가고 싶어"
All I want is just a hug, a big hug


언니가 왔고 나는 원하던 것을 얻었다.



만나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문자로 전화로 인사를 했다.



아. 우리 작년을 통째로 못 만나다가 이렇게 헤어지네요...
그래도 다시 더 좋은 날 만나요.




아이들을 일찍 재우려고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밖에서 인사만 하겠다고 S 네가 찾아왔다.


아이들은 서로를 만나자 너무너무 행복해했다
역시 아이들은 웃고 엄마들은 슬퍼하고


슬퍼서 감사했다.


우리의 지난 1년은 만남 없이 바로 이별.


S 엄마가 책을 받고 싶었다고 해서
잊을 뻔했던 책을 드디어 드렸다.




슬프고 아쉬웠지만
돌아서며 충만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모든 만남과 헤어짐 끝에 남는 건,

감사와 사랑






아이들을 재우고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 안녕'이라는 말을
왜 처음 만났을 때도 쓰고 작별할 때도 쓰는지
이제 알 것 같기도 하다.



작별은 첫 시작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었다.
마무리를 하려 하니 시작이 어떠했던가를
돌아보게 된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것도 없었던 시작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곳에서,
나의 시작은 어디였고
나는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나.





하나,


타지 생활을 하며
매일매일 못할 것만 같았는데

못할 것 ' 같은 것'과
정말로 못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못할 것 같을 때마다
그 말에 끄덕이지 않을 버팀의 경험을 세웠다.




둘,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맨땅에 헤딩하기를 하며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생활하며
나를 낯설게 만나는 경험을 했다.

그러면서 구석구석 밑바닥까지
나를 만져보게 되었다.




셋.


최선도 차선도 아닌 조건들 속에서
차악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배웠다.



넷.


먼저 다가가고 먼저 도움을 청하는 경험을 하며
생활인으로의 근육을 키웠다.




다섯.


삶이 나에게 엉망인 뭔가를 계속 던지면
레몬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돌멩이로 다이아몬드를 만들겠다고
중얼거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 when life gives you a lemon,
make lemonade out of it.
when life throws you rocks,
make diamond out of them)



여섯.



엄마엄마,
24 시간 따라붙는 아이가 셋이라도
엄마로만 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배웠다.







아.. 또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잊었다. 잊은 덕분에 기억났다.




일곱.


정신없고 깜빡하는 일상 속에서도
잊어버리고 잃어버린다고 해도
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웠다

정말로 중요한 것이라면
다시 어떤 방식으로든
기억이 난다





못 다 준 사랑 만을 기억하고
받은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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