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를 내리며

<2> 런던에서 서울로 _ 물건에 담긴 추억 2021. 1. 23

by 프시케






입구에 걸어둔 액자를 내렸습니다.



"Shine bright like a diamond"라는
캘리그래피가 반짝이는 액자지요.



2년 전, 이 집에 이사 오고
빈 여백에 걸어둔 글소리였습니다.




다른 액자들도 하나씩 떼어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먼저 한국에 도착하고 두 달이 지난 후에 받게 될 물건들이라, 오는 길에 분실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찍어두기로 합니다.


바다 건너 다른 공간에서 다시 만날 지금의 마음이겠지요.





모든 물건마다 사연이 있고 추억이 있습니다.
그 마음들이 모두 소중해서

하나하나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지요.







하트 장식을 노랗게 칠한 것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작년 4월 16일, 노란 사랑, 노란 기억을 잊지 말자고 아이들과 함께 칠했었네요.


한국에서 다시 이 하트를 만난다면 또 마음이 어떨지,

어떤 공간에 다시 걸어두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 마음 작업실에 걸어두었던 나무 데코입니다.

저는 나무 그림을 무척 좋아해요.

생명과 생장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곁에 두고

자주 안기고 쉬는 상상을 합니다.







처음 이 집에 이사 왔을 때 집주인도,
그 전 세입자도 어둡게 썼던 방이 있었어요.



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부동산에서 안내하는 사진에도 없었던 방이었지요.

​그 방에 나무 데코를 세워놓으니
방이 살아나는 것 같았지요.




이 방이 런던에 있는 동안 제 서재였습니다.





사실 아이들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주방에서 보냈지만, 그래도 주방과 서재, 제 공간이 둘이 어서 좋았습니다.





런던의 기억은 책과 요리의 기억,
쓰기와 읽기, 먹이기와 먹기의 기억이 팔 할이네요





영국에 오기 전엔 이 공간에서

상담을 하고 글을 쓰고 교정작업을 하고

책과 원고 관련 회의를 하곤 했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지금은 일단 코로나로 인해 예정대로

한국 갈 수 있는가가 큰 문제라, 가 먼저라


지금 당장의 짐을 챙기고 액자를 떼고 있습니다.




보내고 두 달 후에 다시 만날 이 마음들,
기억들을 기다리며


Shine Like A Bright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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