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슬리퍼스 기차를 타고 치앙마이 오다.
어쩌다 3번째 다시 오게 된 치앙마이
3rd Time in Chiang Mai
치앙마이 올드시티 가장 좋아하는 골목 앞
새해 첫날 라오스 여행을 시작하면서 나와서 그냥 계속여행모드로 지내고 있습니다. 3번째 치앙마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간만의 패키지투어로 출발해서 라오스 매력에 흠뻑 빠져서 귀국 항공권을 버리고 어찌어찌 국경을 넘어서 라오스 끝자락 농카이에서 기차를 타고
방콕까지 왔고. 어머니와 재회하기 위하여 라차부리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난생처음으로 국내에서 하지 못한 일명 머리 올리기 골프를 필드에서 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어머니 일행들과 일주일을 보내고 다시 방콕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다시 기차를 타고 이곳, 치앙마이로 왔습니다.
세 번째 치앙마이.
처음에 왔을 때는 야간 버스로 카오산에서 출발했고
새벽에 도착해서 운 좋게 바로 체크인할 수 있었고
두 번째 왔을 때는 비행기로 크라비에서 왔습니다. 지인이 오토바이로 데리러 와서 편하게 여행을 시작했고
세 번째 치앙마이는 방콕에서 2등석 기차를 타고 슬리퍼스 기차를 처음 경험하면서 왔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유레일패스로 유럽을 여행할 때 슬리퍼스 기차를 탄 적이 있습니다만 아주 오랜만의 밤기차 여행을 하니 뭔가 기분이 로맨틱해지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루 전날 밤의 꽃시장 가서 선물 받은
하얀 장미 두 다발과 함께 가서 기분도 좋고 뭔가 향기롭기까지 한 기차여행을 했습니다. 기차표는 듣기로
거의 매진이라고 했고, 온라인으로 알아볼 때 없어서 비행기를 타야 하나 했는데 라차부리역에서 물었더니 딱 한자리 있어서 2층 베드라도 샀는데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참고로 782밧 3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고
1층 침대가 물론 더 비싸고 잘 없습니다. 아주 작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지만 저는 다음에도 탈 의향이
있을 정도로 잘 타고 왔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식당칸으로 가서 메뉴를 봤습니다.
전날 저녁을 먹지 않아서 간단하게 아침죽을 먹기로 합니다.
식당칸 아침 메뉴 죽 150밧 6000원 정도
조금 비싸도 경험하고 싶어서 굳이 시킵니다.
방콕에서 밤 10시 반에 출발한 기차는 오후 12시가 넘어서야 치앙마이에 도착합니다. 식당칸에서 만난 프랑스인과 친구가 되어서 그에게서 인터넷도 테더링 받고, 담배도 나눠 핍니다. 식당칸은 금연이 아니었어요.
저는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않고 어릴 때는 너무 피우고 싶었는데 제 몸이 거부해서 영화 일을 하면서도 내내 못 피었는데 흡연하는 이가 있으면 저는 꼭 피워보려고 합니다.
여전히 담배의 맛을 입으로만 알지만요. 여하튼 여러 정보를 나누고 와츠앱 페이스북까지 연결하고
셀피도 찍으면서 친구가 됩니다.
그가 찍어 준 셀피
또 다른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가 이 사진을 좋아합니다
내리면서는 맞은편에 앉아있던 여인이 말을 건네옵니다. 자연스레 일본어로. 일본인인 줄 알았다며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그녀와도 자연스레 친구가 됩니다.
치앙마이에 다시 오게 된 건 2년 전에 여기서 만났던 친구가 마침 방비엥에 비자런 하러 와서 함께 어울렸고
이곳에서 다 같이 모이기로 한 것입니다. 그가 친절하게 또 치앙마이역으로 오토바이로 마중 나와 줘서 편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 전처럼
나의 조그만 슈트 케이스를 그와 나 사이에 싣고 치앙마이 도심으로 갑니다.
마침 예약한 숙소는 올드시티에서 멀지 않은 크렁 매 카 지역으로 2년 전 왔을 때 마지막날 이태리 친구와 여행한 곳인데 일본인이 청계천을 모티브로 재계발하기 시작한 곳입니다. 2년 전 보다 카페와 식당 가게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중 나온 그의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십니다. 어제 만난 거처럼 자연스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아예 제 짐의 일부를 친구네 맡기기로 합니다. 아직 얼마 동안 이곳에서 지낼지 몰라서 그렇게 했는데 덕분에 아주 편하게 다른 호텔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터키에서 2주간 저의 룸메이트였던 친구가
저를 만나러 이곳 치앙마이로 왔습니다.
터키, 카쉬라는 곳에서 2주간 WORKAWAY 했을 때 그녀와 룸메이트로 지냈고, 가끔씩 연락하면서 어딘가에서 보자고 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 치앙마이가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녀도 나도 각자 일상에서 여행이 그리울 때면 종종 메시지를 서로에게 보냈고, 발리나 스리랑카 혹은 어딘가 유럽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결국 만난 곳은 여기입니다. 그녀는 태국이 치앙마이가 처음이지만 네팔에서 기꺼이 와주었습니다. 연락이 닿았을 때 그녀도 마침 이동이 필요하다 느꼈고, 저도 같이 여행하며 이런저런 추억을 또 만들고 싶었기에 말했는데 딱 타이밍이 맞았던 겁니다.
도이스텝에서 내려올 때 히치하이킹하기 한 번에 성공
친구는 저보다 한참 어리고 체코출신의 여인으로 키도 크고 취향도 상당히 다르지만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편하게 나눕니다.
다음날 숙소에 체크인했는데 알고 보니 제가 2년 전 왔을 때 수영했던 곳의 옆 호텔인데 이곳은 수영장을 셰어 하는 겁니다. 어맛 좋아라. 이 숙소를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는 잠시 쉬고, 저는 2년 전 만난 이태리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그와도 페이스북으로 연결되어 종종 이야기하곤 하는데 내일이면 말레이시아로 떠나기에 전날 그를 꼭 만나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나의 숙소 근처 카페를 검색해서 보자고 하고 저는 그에게 기꺼이 티를 사줍니다.
그가 고른 카페는 커피텔링 COFFEE TELLING
커피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몰라도 분위기는 깔끔하고 좋습니다.
우리는 2년 전 마지막날 함께 했고 또다시 이곳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알았을까요? 그녀와 나는 다시 만나자 이야기했지만 그곳이 이곳일지도 몰랐고, 이렇게 만나질지도 몰랐습니다.
여행에서 많은 이들을 만납니다. 또다시 나의 도시에서
만나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기약 없는 약속으로 어쩌면
평생 다시는 만나게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또 만나지는 친구들이 있어서 저의 이번여행은 또 어떤 의미에서 풍요롭게 신납니다.
첫날 둘째 날에 이어서 어쩌다 4일 연속 다른 호텔에
체크인해야 했지만 우리는 이겨냈고, 다시 두 번째 수영장이 있는 호텔로 오늘 다시 왔습니다.
세 번째 치앙마이에서 저는 여전히 올드시티를 거닐고 같은 곳을 지나고 있지만 좋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와서야 도이스텝을 올랐습니다.
일찍 깨는 노인이 돼버려서 선라이즈 보러 가자고 친구를 깨워서 다녀왔는데 좋았습니다.
저는 아직 조금 더 치앙마이를 여행하고 우리의 설날에는 빠이에 가서 보내고, 치앙다오, 치앙라이도 다녀올 계획입니다.
천천히 여행 소식 올리겠습니다.
아직 라오스 여행기도 다 못 올렸는데 지금 심정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먼저 올립니다. 추울 한국을 생각하면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낼 계획입니다.
여러분의 지금 계시는 곳은 따뜻한가요?
그다지 춥지 않은 어쩌면 아픈 지구에서의 겨울 부디 건강하게 보내시고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