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ais Ku Nov 24. 2021

당신의 경유지는 어디인가요?

부산에 거주한 탓에 항상 경유지가 있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대신 가까운 도쿄나 오사카, 혹은 베이징, 상하이 등을 경유지로 선택해서 여행 속 또 다른 작은 여행을 하는 여행을 경험하다 보니 굳이 국내선 비행기 대신에 바로 해외로 점프해서 뭔가 여행의 예행연습을 하는 듯이 나, 잠시 다녀올 건데 쉬어가는 느낌으로 경유지에 하루 정도 머물거나 때로는 일부러 하루 또는 본의 아니게 여러 날을 여행하면서 보내는 경우가 생기면서 직항이 있어도 일부러 가격마저 더 착한

항공권을 찾는 버릇이 생겼고, 그 선택은 거의 매번 여행의 스핀오프, 여행 속 또 다른 이야기로 즐거움을

주었다. 그렇게 거쳐 간 도시들은 여행 속 또 다른 여행으로서의 의미도 있었고, 긴 여행 전에 몸풀기, 워밍업처럼 나 이제 멀리 장기간 나가 있을 테니까 하루 정도 좋은 호텔에서 쉬면서 가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꽤 좋아하는 컷이라 경유지 글을 쓸 때 꼭 대표 이미지로 쓸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진


아마도 3번째 파리 갔을 때 첫날 숙소에서  바라본 파리 가면 늘 찾게 되는 찾아지는 에펠탑





파리에도 공항이 3개쯤 있는데 제일 큰 샤를 드골 그리고 말 그대로 남쪽에 있는 오를리 공항

그리고 파리인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던 보베 공항에서 악명 높은(notourios) 라이언에어 타고 리스본

리스보아 갔던 기억 _ 그거도 새벽타임이라 밤부터 공항으로 나서기 위해서 길을 나섰던...





태어나 처음으로 해외여행 간 곳은 혼자서 가게 된 유럽이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들에게 사정이 생겨서 나도 가지 말까? 하다가 친구들이 안 간다고 나도 따라서 안 갈 필요가 있나? 하다가 혼자라도 괜찮아! 가보자 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그땐 심지어 김포로 가서 해외를 나가던 오래전 시절이라 그보다는 방향적으로도 도쿄로 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훨씬 좋은 선택지였다. 아마도 당시 가장 착한 가격의 항공사가 바로 일본 항공사였고 어쩌다의 선택이 지금까지도 좋은 인상으로 이어져 일본에 대한 JAL이 런던으로 출발할 때 항공사가 제공해 준 호텔에서 하룻밤 지낼 수 있었고. 오후에는 오사카성을 돌아보기도 했으며 장거리 비행하기 전에 긴장된 마음을 풀기에 딱 좋았으며 그 인연으로 만난 일행들과 유럽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처음 여행에서 그거도 비행기 안에서 만난 오라버니들과 부산. 오사카. 런던. 스코틀랜드까지 함께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나 홀로 여행에의 좋은 추억이자 고마움이다. 그들이 아녔더라면 혼자 내내 라멘을 먹어야 했을 테고. 예정에는 없었던 스코틀랜드를 가서 브레이브 하트 느낌 충만한 그런 곳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없어진 _ 아마도 안 하는 거겠지만) JAL의 이코노미에게도 주던 호텔 1박 포함(공항 내 위치한 니코호텔 숙박) 항공권을 상당히 애정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라... 대학교 4학년... 영어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페이 티브이 틀어놓고 반신욕 해서 3000엔 냈던 기억은 이렇게 쓸만한 좋은 에피소드를 제공해주었다.( 물론 일행들은 다른 거 본 거 아니냐고 다음 날 런던으로 가는 내내 나를 놀렸다.)








이렇게 JAL에 대한 애정은 계속되어서 10년 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잠시 between the job 시기에

힘께 여정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 항공사였다. 마일리지 기념품으로 나라야에서 나온 할머니가 들법한

가방을 준 건 도대체 왜 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계열사 니코호텔에서는 #내돈내산 으로 또 오랜 유럽여행 이후 경유지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니코호텔에서 1박 한 건 한 달 넘게 해외에서 혼자 애썼다고 주는 작은 선물.






비행기에서 아직도 창가 자리를 포기할 수 없는 건 이런 항공기의 날개를 담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하늘을 찬찬히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이다.










도쿄에도 2군데의 공항을 다 가보게 되었던 건 항공사의 선택이지만, 나리타 항공에서 항공사에서 준 숙박권으로 니코호텔에 잤을 때 말고도, 공항에서 두리번거리는 시간은 낯선 설렘으로 기분을 들썩이게 한다.

서울에서는 도쿄 갈 때 하네다 공항으로 많이 가겠지만 나에게 경유지가 아녔더라면 가까운 그곳을 못가보고 내내 나리타만 갈 뻔했지만, 경유지란 이렇게 또 다른 공항을 알게 해주는 즐거움도 준다.


물론 늦잠을 자서 공항에 겨우 도착해서 마지막으로 체크인하는 것도 나의 여행 다이어리에는 있는 기억이다.

발리를 가기 위해서 쿠알라룸푸르에서 열흘을 체류하며 여행하다가 간 적도 있었으며 (쿠알라룸푸르 인근 지역을 여행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최저가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서_ 물론 체류비용이 더 늘어날지라도 ㅎㅎ)

쿠알라룸푸르 공항의 에어아시아 라운지에서 대기하면서 긴 여행에 만난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도 상당히 애정 한다.





시나가와, 히가시 긴자, 아사쿠사 방면 / 요코하마 방면

낯선 곳에서는 그저 어느 방면으로 가는 지만 분명히 알아도 여행에서의 사소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날은 어디로 갔을까?




프라하 두 달 살기 하고서 돌아올 땐 상하이를 경유지로 해서 무비자로 며칠간 중국 상하이 여행을 하기도 했다.

유럽에서의 두 달 살기 보다도 상하이에서의 단 며칠이 인상적이기도 해서 다시 상하이를 제대로 여행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프라하 두 달 살기에서 지인과 나눈 이야기의 요지도 그러했다. 프라하를 베이스로

유럽에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훌쩍 다녀오자 하여서 다녀온 곳이 독일 베를린 그리고 오스트리아 비엔나 며칠 그리고 드레스덴에는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하였다. 경유지 개념보다 이웃 마을 다녀오기 개념으로 마침 갔을 때 하고 있던 온천마을로 유명한 카를로비바리 영화제에 기차로 다녀오기도 하고, 동화마을 같이 이쁜 체스키크롬로프에 자동차 여행으로 다녀온 것도 경유지의 좋은 활용인 것이다.







캐나다를 에드먼턴을 가기 위해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서 갔어야 했는데 이틀이나 비행기 연착으로 베이징 공항 근처 호텔에서 대기해야 했는데, 출발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 캐나다 티켓이 편도 티켓이라 국내여행을 미리 해두느라) 하늘에서 아시고서 나에게 휴식시간을 주신 거 같아서 숙소에서 주는 밥 먹으면서 온전한 휴식 후에 미국을 거쳐서 캐나다로 가는 건데, 가야 할 시애틀이 아니라 시카고까지 갔다가 편도 티켓이니 추방시킬 수도 있으니 당장 리턴 티켓 사라! 아니면 다시 돌려보내겠다 라고 으름장 놓는 이미그레이션 직원에게 나 역시 나는 돌아갈 나의 나라가 있고, 이 티켓은 선물 받은 거고. 그런 걸 몰랐노라 했지만. 그들은

인터넷으로 티켓 구매도 못하게 하고 전화 연락도 못하게 하고, 내 전화기까지 뺏어버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래 간다, 가. 리턴 티켓 살게 하니 그들이 대한항공 불러줄까? 하기에..  ( 또다시 앞서 애정을 표현한 )

일본항공 불러줘 티켓 당장 살 테니까.. 여기서 나가게 해 줘!

평소 가졌던 미국에의 우호적인 마음이 일순 사라지기도 했으며 결국 목적지인 캐나다 에드먼턴까지 가는데 부산에서 일주일이 소요되기도 했다. 이미 캐리어는 캐나다로 먼저 가 있었기에 반나절 머문 시카고에서 패스트패션 브랜드_ 포에버 21 가서 옷을 사 입었고. 시애틀에 가서는 친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오고, 또 현지 친구들이 생겨서 며칠 더 머문 후에야 에드먼턴으로 갈 수 있었다. 물론 좋아서 더 머문 것이지만 경유지가 주는 해프닝이 아녔더라면 미국 시카고 출입국 관리소에 갈 필요도 없었을 테고, 지금도 가끔 안부를 묻는 시애틀에서 만난 이들의 러브 라이프를 알 수도 없었을 테고, 시애틀을 굳이 여행하러 갈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거쳐 간 나의 경유지는 동경, 오사카, 베이징, 홍콩, 상하이, 방콕, 쿠알라룸푸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LA, NY, 토론토, 프라하, 파리, 리스본, 베를린, 비엔나  등 셀 수 없이 많았으며 도시별 이야기들이 생겨서 그 스토리를 잘 정리해서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시작은 2015년 사진전이 먼저였다.


여행에서 만난 이들과의 일을 기록하고 그 안에서 생겨난 이야기를 또 다른 무언가로 만들어가는 있었던 일과 있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그저 생각 속에 두지 않고, 누군가와 그것을 나누고 싶고 그때 만난 이들과 계속해서 그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도록 해 왔고 계속 이어지고 그 무언가로 연결되고 있다.


계속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가는 작업이 정말 재미나고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다양한 이들을 만나서 경험한 일에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후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만나려 했으나 어긋난 이들과의 추억을 앞으로의 인연으로 꿈꿔보기도 하며 그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며 경유지에 관한 글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잠시 떠나면 보이는 것들과 가만히 조용하게 남아있는 것들에 대하여...          


내가 경유지에서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를 세상의 수많은 이들에게 나의 여행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브런치에서의 이런 하나의 포스팅뿐만 아니라

이 작은 외침이 한 권의 책으로, 한 편의 영화로 연결된다면 아나이스 인생 프로젝트의 하나는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계속 구독하고 꾸준하게 하고 있는지 봐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작가의 이전글 인간실격의 부정(父情) & 조 블랙의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