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교토진과 계곡 데이트
교토에서는 매일 아침 모닝구 세트로 하루를 시작하지.
4년 만에 다시 간 교토. 이번에도 프랑스인 친구네 집에서 지내다가 왔습니다.
교토 카모 강 중심 카와라마치에 위치한 친구의 다다미방이 여럿 있는 작은 집.
사실 오랜만에 가도 지도 없이 찾아갈 수 있을 법도 했지만 혹시나 하고 구글맵에
표시는 해두었어요.
전날 오사카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어서 이른 아침부터 교토에 도착했지만 친구의 요청으로
저녁에 체크인하기로. 교토에 도착해서 모닝구 세트 카페를 선택하면서 일정 시작.
모닝구 세트 라 함은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오전 11시경까지 ( 카페에 따라 다른데
12시까지 하는 곳도 봤지만. 아예 하지 않는 곳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
커피 한잔 가격으로 가벼운 토스트나 샌드위치 등을 먹을 수 있는 세트를 말합니다.
커피도 기본에서 가격을 추가해서 바꿀 수 있기도 하고. 아이스커피로도 가능합니다.
카와라마치에도 모닝구 세트를 하는 곳이 많았는데 제일 먼저 보인 것은 도토루 커피.
_ 첫날은 아니고 그다음 날 카모강 전망이 좋아서 찾은 도토루 커피.
커피는 맛이 없었고. 모닝구 세트 대신 아이스커피와 토스트를 따로 주문한 것입니다.
가격도 500엔으로 50엔 더 비싼 ㅋ
https://www.instagram.com/reel/CxooTYDv1YE/?igshid=MTc4MmM1YmI2Ng==
오사카에서 미리 확인하기로는 샌드위치 커피세트가 450엔부터 이니까 가격은 제일 착한데.
모닝구 세트는 토스트가 정답이라고 여기는 이라서, 여기는 패스하고.
이 날 도착해서는 호시노 커피로 선택했습니다. 맞은편에 우에시마 커피가 있었지만 며칠 더 있으니까.
뭔가 더 깃사텐 느낌 나는 곳으로 정해서 갔습니다. 바로 옆에는 돈키호테도 있어서 약속 장소로도 아주 좋았습니다.
결정 장애가 있는 저는 스태프상에게 물어보고 갑자기 팬케이크로 변경해서 주문하고. 호시노 커피의 로고가 그려진 따뜻한 커피 대신 우에시마와 같은 주석잔을 쓰는 아이스커피로 주문.
이후는 교토의 지인과 함께 드라이브도 하고. 즐겨가신다는 절에도 가고 소바집도 가고 그랬네요.
아. 9월에도 여전히 뜨거운 이곳에 드디어 왔구나. 하는 기분.
그래서 친구네 집에 갔을 때 주말 데이트는 꼭 계곡에 가서 수영을 하자로 합의했습니다.
매일매일 뜨거운 태양을 보여주던 교토의 나날들.
정말 한 두 달 살아볼까? 하고 아르바이트 모집하는 데 문의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일본어 연습도 하고.
_ 실제로 연락이 와서 진짜 방을 구해서 살아야 하나?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스팸 메일함에 있었다며 핑계를 대고. 그리고 이메일을 본 게 이미 다시 오사카 갔을 때라 일단 패스했습니다.
여전히 맘에 드는 9월의 카모강 그리고 구름.
매일 저 강가를 오가며 모닝구 세트 먹으러 가거가 교토진 지인을 만나러 오마카세 먹으러 가거나
저 다리를 그렇게 건넜습니다.
모닝구 세트를 하지는 않지만 교토의 유명한 스마트커피를 갈까 하고 가봤지만 줄을 길게 사 있길래 깔끔하게 패스하고 첫날 가지 않았던 우에시마 커피로 갔습니다. 우에시마 커피는 4년 전 고베에서 처음 알게 된 카페인데 프랜차이즈이지만 꽤 준수한 커피를 내어줍니다.
하루의 시작을 이렇게 커피와 토스트로 하고 하루 일정을 구상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이 날은 신세 지고 있는 프랑스인 친구와 계곡에 가기로 한 날입니다. 약속 시간은1시 집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하고 각자 오전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다시 만나서 가기로 합니다.
카와라마치에서 교토역까지 걸어서 가고 역에서 아라시야마 방면으로 덴샤 타고 가기.
4년 전에도 원피스 입고 트레킹 모드로 야마노보리 山登り산행을 그리 시키더니 이번엔 아라시야마
다음 역에서 또 한참을 걸어서 그러니까 산길로 3km 미만 유자 마을 가기 전에 있는 곳이
우리의 목적지 라고 합니다.
친구가 아니었으면 올 일 없었을 호즈 쿄라는 역. 사가 아라시야마 다음역이에요.
가벼운 산행 좋아하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교토에 있는 지인들 덕분에
한국분들이 잘 가지 않는 곳들에 가는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그들과 함께 가면 되니까요. 그래서 갔던 곳이 지난번엔 히에이산에서 케이블카를 타기도 했고. 두부요리 전문점을 가기도 하고.
이번에도 역시 로컬 일본인이 갈 만한 오마카세 이자카야에 가기도 했으니까요.
_ 나의 프렌치 교토진 Stephen
프랑스의 남부 그러니까 마르세유와 니스의 그 어딘가에서 태어난 그는 나와 동갑내기이고.
우리는 일본어로도 영어로도 대화를 나눕니다. 주로 영어로.
우연한 기회에 알게 돼서 다다미가 여럿인 그의 집에서 벌써 2번이나 신세를 진 거.
감동인 건 제가 지난번에 선물한 핑크색 머그컵을 아직도 쓰고 있었다는 거.
와인을 좋아하는 그와 이번엔 맥주랑 니혼슈만 마셔서 아쉽네요.
_ 우리만의 작은 야외수영장
유자마을 방면으로 올라가니 정말 이런 곳이 있었어요. 이 사진만 보면 우리나라 어딘가 경상도 내원사
어디쯤이라 해도 믿을 법한 모습이지만 교토였다는 거. ㅎㅎ
그래서 그에게 말합니다.
언젠가 네가 여름에 부산에 오면 이런 곳에 꼭 내가 데려갈게. 그는 서울에는 온 적 있지만 아직 부산에는
온 적이 없습니다. 꼭 놀러 와 스테판! 다음엔 부산에서 보자고.
우리는 수영도 하고. 샌드위치도 각자 방식으로 먹고 그리 한참 놀다가 하산할 때는 히치하이킹도 했습니다.
그리곤 다소 가레를 보면서 다음 목적지로 걸어가기. 그와 나의 각자 볼일을 보고.
마무리는 야키토리로 하기. 며칠 신세 져서 제가 사기로 했는데 좀 더 근사한 곳에서 거하게 사고 싶었는데
그가 고른 곳은 아주 로컬스러운 이자카야. 현금 밖에 안 되는 곳이긴 했지만. 거기서 재미난 친구들도 만나고. 인스타 팔로우도 하고 그랬던 우리의 마지막 밤.
_ 프렌치 교토진 그와는 이 식사를 마지막으로 저는 다음날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늘 교토에서는 뭔가 더 머무르고 싶고. 살고 싶고 그런 나날이 계속되었지만 또 떠나고 나면 생각도 문득문득 떠오를 뿐. 또 그뿐이라 이번에도 하루 이틀 더 머무를까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오사카로 가서
고베를 가든지 하자고 하고 말입니다.
결국 한국 일정이 있어서 고베를 포기하고 오사카에서 며칠 더 있다가 귀국했습니다.
10월 말에 또 후쿠오카를 다시 찾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오사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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