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ais Ku Oct 11. 2023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이끈 군산 시간여행

부산에서 군산 당일치기 가능?

8월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며 찾은

군산여행

오사카 여행기에서 언급한 대로 이번은

국내여행 이야기입니다.






저는 해외여행 위주로 올렸는데 이번 추석 연휴가 길어서 어디 다녀올까 하다가 전부터 가고 싶었던 군산!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부산토박이 인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가보지 않은 곳을 막 찾아다닌다기보다는

동선이나 일행에 따라 여행지가 정해졌던 경향이 있었어요.

한참 네이버 블로거 할 때는 국내 여행도

협찬받으며 다녔지만 그 여행지도 꽤 정해져 있어서.

( 지방자치단체가 마케팅에 관심 있는 몇 군데 혹은 제주도 뭐 이런 식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


군산이 한참 뜨기 시작한 시기에도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나중에 그냥 초원사진관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끔 페이스북 친구들이 올리는 사진도

영향을 끼쳤고요.






그러다 그냥 가자 하고 연휴 마지막날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뵈러 갈까도 생각하다가 그냥 마음만 가고 심지어 엊그제 기일인데도 아직 가지 않았네요.


ENTJ라서 대충의 그림은 그리고 갑니다. 일단 1박 2일을 염두에 두고 숙소부터 찾아봤는데 끌리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갈아입을 옷은 가져가되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머물거나 하자. 그리고 그다음 날

까지 있을 만큼 또 궁금한 곳이 있다면...


전날 늦게 잤는데도 일찍 깨서 샤워만 간단히 하고 출발합니다.

고속도로는 전혀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운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운전을 좋아하는데 장시간 장거리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데 부산 해운대에서 출발하여 한참을 계속 그냥 달렸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어서 휴게소 어디를 갈까? 하다가 진안 마이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 간 적 있지만 오랜만에 마주하니

뭔가 기분이 갑자기 업 되면서 운전하며

신이 났습니다.





진안 마이산





도로 위 표지판 사진 담기 좋아해요.




휴게소에 머무르며 마이산을 잠시 바라보기로 하고 미리 준비해 간 드립백과 보온병, 잔까지 챙겨서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잔은 체코 여행 기념품 작은 사이즈라 좋은


마이산이 주는 기운은 남다르다고 해야 하나? 뭔가 산을 향해서 바라는 걸 빌면은

들어줄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영험한 기운이 듭니다.


기도 같은 건 하지 않고 커피 얼른 내려서 한잔 마시며 바로 다시 운전모드.

이미 전라도에 접어드니 군산 표지판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운전하면서 위험하지만 표지판 담는 걸 좋아합니다.

그때 마침 딱 맞아떨어지는 음악이라도 나오면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이 때는 김광진 씨의 동경소녀가 라디오에서 나와서 더 기분이 좋아져서 달립니다.




국도를 따라 조금만 더 가니 어느새 군산. 군산 첫 여정은 주유소 ㅎㅎ



그리고 고대하던 초원사진관으로 갑니다. 근처에 무료주차장도 발견하고 딱 한자리 남은 곳에 주차하고 옷도 가방도 가볍게

군산일정을 시작합니다.


10월에 접어들었지만 날씨는 여전히 뜨거웠습니다. 사람들의 열기도 많아서인지 내내 조리에 나시 차림으로 다녔습니다.

영화 투어로 정했지만 사진관과

일본식 가옥 _ 히로스가옥 말고는 꼭 봐야겠다 하는 건 없었습니다.


군산도 스탬프투어를 하고 있어서 찬찬히 순서대로 둘러봅니다. 끌리는 곳은 없고

어서 투어를 마치고 점심이 먹고 싶을 뿐인데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대충 보이는 곳 가기로.


군산은 짬뽕이 유명하다는데 지나가다가 줄 서는 모습을 봤는데 그럴 수는 없었거든요. ㅎㅎㅎ 저는 맛보다는 끼니를 때우고 뭘 더 보고 뭘 더 마시기를 원하는 사람이라.






이제는 카페 찾아 나서기 몇 군데 눈에 띄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마시지는 않고

사진만 담았네요. 지나다니면서 숙소도

봤는데 사람도 많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이왕 왔으니 볼 수 있는 걸 좀 더 보자 하니 카페투어할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테이크아웃으로 입만 헹구고 내내 걸었습니다. 막걸리 만드는 곳도 있고 했는데. 혼자 운전이라 마시지 못할 걸 굳이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 역시 패스.


이 날도 역시 2만 보 15km 정도 걸었더라고요. 마지막 코스는 은파호수공원


유원지 같기도 하고 동네사람들 산책 코스로도 좋은 곳이었는데, ' 아! 우리나라 참 좋다' 했습니다.


초원사진관 -  옛 군산세관  - 선교사 도착지 - 장미갤러리 -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 -진포해양테마공원 이런 식으로 다 보고 카페 몇 군데 둘러보고 오후가 다 되었는데 은파호수공원에 다다르니 아~ 이

여행의 마지막 장소가 여기라서 참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끌어준 여행지에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은퇴한 여배우 심은하가

나오는 영화이지만 케이블티비에서 해주면

신구 한석규 배우 케미에 더 빠져서 _ 리모컨 씬 애정합니다. 가끔 멍하니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또 은근슬쩍 울기도 하는


이 영화가 만들어 준 거리도 있고. 어쩌면 영화 밀수의 배경이 이곳 군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옛 군산세관을 보면서 들기도 했고. 카페 틈을 보면서 아이비가 이리도

매력적으로 건물을 덮고 있다니, 내 공간이 생기면 이리 해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감탄하고.

주차장 앞 향수가게는 또 왜 이리 이쁜 건지.




마지막으로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줄 서기 싫어서 돌아섰던 이성당으로 갔습니다.

몰랐는데 단팥빵과 야채빵 사는 거 아니면 줄 안 서도 된다고 하는데 모르고 섰다고

가족들 생각나서 몇 개씩 사고 오늘 하루

애쓴 나에게 아이스크림과 앙버터 모나카, 그리고 한라봉 무스를 선사하기로.


since 1945

이성당 아이스크림 맛나요.



돌아가는 데 달은 또 어찌나 휘영청 밝던지요. 멈추고 어디선가에서 그저 달무리를

바라보고 싶기도 했지만 그냥 묵묵히 운전해서 돌아갑니다.

배가 부르지도 않고 졸리지도 않지만 밤운전이 이제는 힘에 부치네요. 음악도 크게 하고 밤바람도 쐬면서 돌아오다가 주유를 하지 못해서 ㅋㅋㅋ 결국 보험사를 불러서

기름을 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어찌어찌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집 나간 지 18시간 여 만에 돌아왔습니다.

동생네 집에 빵을 걸어두고 자려했지만

주유 문제가 생기면서 그냥 잤지만 꽤나

뿌듯하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종종 가보지 못한 우리나라를 탐험하는 걸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늘 가던 경주나 대구, 이런 가까운 곳 말고 가보지 못한 곳이나 자주 가지 못했던 그런 곳으로의 여행.


벌써 기대됩니다.


여러분도 아직 우리나라 여행도 많이 가지 않으면서 해외에 눈길을 돌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저처럼 그냥 큰 계획 없이 훌쩍 가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다음엔 아예 차 없이 가보는 거도

고려 중입니다.


아나이스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다음은

여행 말고 다른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곧이요. 멀리 가지 말아요. ^^


 




작가의 이전글 결정장애가 작가에게 미치는 영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