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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Dec 02. 2021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책 보다가 쓴 2016년에  쓴 글

굳이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쓰는 글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제는 어쩌면

김영하의 여행의 기술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다지 좋게 본 사람은 아니라

여기서 언급 정도만 겨우 한다.)




한참 비행기를 안 탔구나 하는 생각.

또 잠시 다녀와야겠구나 하는 생각.


꼬리에 꼬리는 무는 생각에서 벗어나 행동하기로 마음먹다.


어쩌면 너무 뻔한 비행기 날개 사진​

하지만 이 사진 한 장 만 봐도 나는 심쿵한다.




그리곤 벌써 그 도시로 공간 점프하고

랜딩을 이미 마친 상태다.

그 도시의 언어로 먼저 말하고.

인사말을 되뇌며.

현지 currency에 익숙해지고...

그 도시 내음에 적응하며...​

낯설지만 설레는 여행.

그런 걸 잠시 잊고 지냈나 보다.

여유가 없었다기보다는 마음이 참으로

아파서 떠날 기력이 없었다.​

( 물론 경제적 상황도 좋지 않지만.)​

항상 여행에서 이슈는 돈보다는 시간이나 마음의 문제였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거창한 기내식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물 한잔 커피 한잔이라도 창공 위에서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때로 엄한 두통을 일으키는 나쁜 커피를 ​

내어주는 항공사도 있지만

한숨 잠시 코 ~ 잘 수 있는 와인도 좋고

왠지 비행기 타면 더부룩한 속을 달래주는 제로 코크도 좋다.






어느새 도착. 여행은

이미 그렇게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비행기 티켓팅을 하면서

부킹닷컴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에어비앤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가방을 싸서 공항에 오면 시작되는 여행

그런 게 너무나 그리웠다.

알 수 없는 정체기의 나에게 잠시 숨 쉴

여유를 주고 싶었다.

그렇게 잠시 떠나기로 하자.

길지도 않고 늘 하던 식으로 그렇게​

잠시 다녀오자.






그 도시는 아마 더울 테고​

페어로 한창 사람들로 북적일 테고

뜨거울 테고 복잡할 테지만

나에게 어쩌면 그런 어울림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비겁한 자기 합리화 일지 몰라도 나는 좀 다녀와야겠다.


그리고

부디 그 여행에서 모든 걸 훌훌 털고 제대로 된 정신 하나만이라도 챙겨 오자


수년 만에 찾는 그 도시에서

나는 아트에 가까이 갈 것이고,

( 일단은 아트페어에 갈 것이니…

—->

그리 하여 다녀온 곳이 홍콩. 아트 바젤이었습니다. 티켓도 미리 사고  한국에서는 꼭 누군가 있어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막상

가니까 부산의 갤러리스트 들 꽤 마주치고 오기는 했다.)



애정 하는 콜로안을 찾아서 좀 더 다른 사진을 담을 것이다.

( 마카오도 당일치기로 겨우 다녀온 )



꼭 4월 1일 그곳에서 가서 그를 기억하겠다

_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 장국영에게

헌화라도 하고 와야겠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을 찾아서

장국영을 기릴 것이다.

꼭 4월 1일 그곳에서 가서 그를 기억하겠다.

여행의 특별한 기술은 없는 나이지만.

그러려면 이번엔 준비를 좀 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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