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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Dec 26. 2023

어느 영화같은 교토에서의 하루

철학자의 길 그리고 단골 빈티지샵에 간 날

어느 영화 같은 하루 in Kyoto


누군가와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기로 약속했지만

그와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약속을 한 이와는 만나지 못하고 전혀 몰랐던 이와 연이어 두 번 마주친 것이다.

그런 것이 이야기가 된다고 믿는 이라서

점심을 먹은 이와 만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리 되니 마음이 조금 그랬다.






쓸쓸한 마음이 들기도 전에 맥시멀리스트는 또 어떤 보물이 있나 찾으러 빈티지샵으로 간다. 원래도 가격이

엄청 착한데 일본 벤또가 그냥 가져가라며 놓여 있다 이건 짐이 많아도 가져가야지 어떻게든 써야지 그리고 몇 가지를 더 둘러보고 가렸는데 좀 전에 마주친 할머니마주친 거다.




이쁰 벤토 장식

짐의 압박으로 결국 못 사고 돌아온 싸이폰커피 기구






갑자기 약속이 사라지고 - 나중에 각자 호텔에서 보자는 말은 나에겐 당장 의미가 없었다. 그 인연은 딱

거기까지인가보다 했다.

그리고 나는 좋아하는 동네에서 마지막으로 빈티지샵을 들렀다가 뭘 또 가져갈까 하다가 어느 할머니 화가와 또 마주친다.

좀 전에 보고 잠시 이야기 나눈 건데 또 보게 된 거.


그저 내동선과 그녀가 사는 곳이 가까웠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나에게 집에 가서 차를 마시자고 하셨고 나 역시 흔쾌히 따라가서 밀크티를 마셨다.







할머니 화가 S의 집은 철학지의 길에서 3분 거리에

있었고 창은 파란색으로 칠해둬서 이뻐 보였다.






피아노 같은 키보드가 있어서 유일하게 악보 없이

칠 수 있는 #엘리제를 위하여 연주해 보았다.




예전에 홍상수 감독님한테 면접 보러 갔을 때 있던 피아노가 떠올랐고 그때도 이런 곡을 쳤던가? 아니면

아드리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주했던가?

이 순간이 떠오른 건 아마도 이 날이 꼭 홍상수 감독 속 영화의 하루 같이 여겨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 주인공 나 교토 여행 한달살이 중

할머니 화가 미국인이지만 30여 년 전 재한일본인과 결혼 후 교토 주재 _ 할머니에게서는 뭔가 이자벨 위페르 느낌이 났다. 닮았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작고 단단한 느낌과 생동감 있는 눈이 그랬다.






한참을 더 이야기 나누다가 집 뒤에 있는 조그만 신사와 절 두 곳 산보하고 노래도 불렀다.





그냥 신기하고 재미난 하루라 하기에 조금 다른 무언가 있었는데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녀를 처음 만난 때 나에게 주려던 전시 엽서는

이미 내가 갖고 있던 것으로 스테판이 친구 전시회 라며 같이 가보자 한 것인데 나중에 그 화가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넷이 함께가 아니라 다 따로따로

만난 것이다. 같이 넷이 교토미술관에서 봤더라면 하고 생각해 보지만 너무나 개성 강한 네 사람의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영화 같이 여겨지는 것이다.

다음날 나는 할머니 화가 S 전시를 보러 갔고

스테판은 늦었고 결국 오지 않았고 그의 화가 친구

T 도 마찬가지이다.


재미난 건 나만 다 따로따로 그들을 하루에 다 만났다.


할머니 화가 S 와는 연이은 우연으로 철학자의 길,

미술관 그리고 카모가와에서 3번 넘게 만났고

스테판은 나중에 친구들과 저녁 모임 하느라 잠시 와서 교토 머무는 중 마지막으로 만나서 작별인사를 했다.

그의 화가 친구 T 도 스테판이 돌아가서야 나를 찾아왔고 우리는 또 와인을 마셨다.








와인을 마시며 그림을 그리는 이는 실생활에서는 처음 마주 했다. 나를 마주 보고 앉았으니 그림 속 인물이 나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아 보여서 재미났다.







교토가 그리 큰 동네가 아니라서 일어난 일이라

하기엔 너무 영화 같던 작은 나의 하루





#로케이션 #철학자의 길 근처 골목 작은 내가 흐르는 곳 언저리 그리고 #화가의 집에서 #티타임 나눈 것

좋아하는 그 길을 산보하며 #lullaby 같던 장송곡을 따라 부르던 것 #philosopherpath

몇 번을 갔지만 한 번도 가지 앉았던 #호넨인 과

#오토요신사 #大豊神社 둘러보기

그리고 다음날 전시장에 가서 그녀 동네 이웃과 인사 나누며 한참 이야기







교토 마지막날 가보려던 카모가와 바로 앞 카페에서 커피 마시려는데 또 자전거 타고 지나는 할머니 화가 또 마주쳐서 굳이 불러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다.





좋은 여행을 하라고 한 그녀 그러고 보니 세 번을 우연히 만난 거다.



일본어로 쓰면 이런 느낌일까요?


ある映画のような一日!


誰かと ランチ の後、コーヒー を飲むことを約束したが、彼と二度と会うことはできなかった。


そしてわたしは好きな ビンテージショップ であるおばさんの画家と出会う。 さっき道でしばらく話をしたが、再び会ったのだ。


역시 어려워서 일단 여기까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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