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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Dec 28. 2023

이선균 씨 이건 아니잖아요.

비겁하다. 비겁하다. 비겁해요. 정말.

이선균 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래 배우가 또 사라져 버렸다.

이선균 배우의 연기를 이제 볼 수 없다니.


이선균이 세상에 없다니.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어도 그의 대부분의

출연작을 보고 좋아하는 몇 장면은 다시 보기도

할 정도면 꽤 팬인 건가? 그리고 일면식이 없어도

친근하게 여겨진 목소리 하며 말투에서 나 혼자

친근한 배우라고 여겼나 보다.


그의 대표작 중에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의 배역도

좋아했고 , 나의 아저씨는 말해 뭐 해.

최근에는 아주 사적인 동남아에서의 그를

참 좋아했었다.


여행 예능에 나온 그를 두 번 다 챙겨보면서 화면으로 전해오는 그의 사람됨이 좋아서였다. 그냥 동료들과

나누는 농담이나 은근슬쩍 이야기하던 과거 연애

이야기 겪없이 나누는 이야기도 좋았고 요리에도 진심인 모습을 보면서 화면에서의 배우 말고도 어쩌면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잘못은 잘못이지. 뭘 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그런 부류의 사람들하고 어울린 거.

거기서 잘못된 단추가 시작된 거잖아요.


그래 거기까지 가고 뭘 하고 그 사람들이 협박 공갈을 하고 돈을 주고받고. 경찰서에 불려 다니고.

그럴 수 있다고 합시다. 그러고 무혐의 처리가 되는

집행유예가 되는 실형을 살든.


그렇게 시간을 힘들게 버티면 그 사이

가족볼 면목이 없고, 일이 들어오는 게 다르고.

수입이 달라지고 할지라도 그 시간을 조금 버티고.

어느 괜찮은 작품 만나서 조용히 복귀해도

아마 관객들은 당신을 받아들였을 텐데...



이건 아니잖아요.

그렇게 비겁하게 지금 이 순간이 힘들다고 그렇게 가버리면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

가족들은 무슨 죄에요?


그냥 어제 안 그래도 기운이 없는데 엄마가 가족 단톡방에 보낸 사진으로 알고 기사를 봤어요. 그런데도

믿기지 않고. 가짜 뉴스이면 좋겠고. 눈물도 안 나오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코끝이 시린 게.


원래 알던 사람도 아니고. 장례식 갈 사이도 아니고

앞으로 살아있다고 해도 마주칠 일 없을 사람일지라도


이건 너무하다 이건 아니잖아.


비겁합니다.

너무나 비겁한 선택에 화가 나고.

언론이며 누구며 할 것 없이 어떤 대상에 화를 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답답하고 할 일도 없지만 계속 허둥지둥하다가

주변 반응을 궁금해서 페이스북을 열었다가.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서 부랴부랴 나갔지만. 공연을 보고 있어도 집중도 안되고 얼른 끝나기 만을 기다리는내가 있었네요.



그냥 조금만 버티다가 은근슬쩍 복귀하기를

기다렸어요. 그 또한 관심이라고 하기엔 거하고 힘들었겠지만. 그냥 조금만 더 참아보지 그랬어요.


가족들을 생각해서. 그 사랑하는 이들을 한번 더

떠올려보지 그랬어요.




오래도록 우울증과 함께 지내면서 그 끝에 항상 떠올리는 건 엄마. 그리고 동생들이에요. 내가 그런 선택을

하면 안 그래도 별 도움이 안 되고 늘 도움만 받고 살아왔으면서 이렇게 가는 건 아니지.라는 생각을 늘 했기에 결국 끝까지 가는 선택을 하지 않았고. 어쩌면 끝까지 갈 용기가 없어서였는지 몰라도 그런 비겁함이 날

살아남게 한 거라면 그 또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마지막에 그런 용기를 낸 거예요. 좀 더 비겁해도 되는데. 조금만 더 버티지...


그냥 화가 나요. 일본에서 지내면서도 뉴스에 계속

심하게 노출된다는 걸 느낄 정도였으니까. 본인의

스트레스는 얼마나 심했을까? 미루어 짐작이 간다고 여기면서도 어쩌 그 심중을 알겠어요?


공갈 협박에도 의연하게 혹은 뻔뻔하게 지낼 수 있는 강단이 있었더라면 나았을까요? 미친 듯이 만들어내는기사에도 아.내가 꽤 인기가 있구나. 하면 안되었나요?


그냥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두서없이 몇 자 씁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너무 비겁해요. 이선균 씨.


커피프린스 1호점 (Coffee Prince No. 1) MV_바다여행 (한성&유주, 2007)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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