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족들이 동반하는 나들이를 제외하고(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바닷가나 시냇물 가로 놀러 간다.) 나와 Daniela 그리고 1~2명의 어른들을 동반하고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과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간다. 날씨가 그리 덥지 않을 경우에는 가까운 숲이나 언덕을 따라 걸어가며 마주하는 자연을 만끽하며 탐험을 떠나고, 날씨가 더운 날에는 아예 날 잡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시냇물 가나 계곡물이 있는 곳으로 떠난다. 가까운 곳으로 갈 때에는 각자 아이들이 자신의 배낭 가방 안에 가벼운 간식거리와 물을 챙겨서 가고, 조금 먼 루트를 갈 때에는 아예 점심 도시락을 챙겨서 간다. 가까운 곳으로 갈 경우에는 아이들 스스로가 루트를 정하게 되어있다.
우리 주의를 둘러싼 자연을 관찰하며 거니는 나들이 길
여느 때처럼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는 금요일 오후, 아이들이 한 발을 띄기가 무섭게 새로운 꽃들이나 식물들과 마주하고 이를 수집하기에 바쁘다. 가다가 뱀을 발견하기도 하고, 개미집과 줄을 이어서 자신보다도 훨씬 덩치가 큰 먹이들을 옮겨가는 개미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들과 무당벌레, 벌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거미들이 예쁘게 만들어 놓은 거미집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참을 우리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있다가, 나무로 만든 작은 집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
나무로 만든 작은 집에 다다른 아이들
이 집은 항상 우리가 시내나 바닷가나 계곡에 다녀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주치지만 언제나 지나가는 차 안에서 그저 스쳐 지나가던 곳이었다. 이를 계기로, 아이들은 이 나무집을 탐험해 보기로 했다. India를 제외하고서는 아무도 이 빈집 가까이에 다가가기를 꺼려했었다. 이유인즉슨, 며칠 전 India에게서 들은 무서운 이야기들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았다. 대담하게 India가 먼저 나서서 버려진 듯한 이 집의 문가에 다가서 본다. 관찰력이 깊은 Mailo가 문가 밑 부분에 새 한 마리가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보고 “진짜 새다, 가짜 새다.” 각자 의견들이 분분하게 갈려졌다. 결국 Mailo가 대담하게 새를 만져 보더니, “가짜잖아~!” 하고 소리를 지르자, 아이들은 조금은 안심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문가에 가까이 다가선 India에게 유리문을 통해서 집 안에 뭐가 보이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집이 버려진 집 같은지, 아니면 잠시 놔두고 여행을 떠난 것 같은 집인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짐들이 제법 잘 정돈되어 있어 보이는 게 그냥 버려졌다고 하기에는 애매해 보였다. 그렇게 India가 이것저것 보이는 것들을 묘사해 주자, 아이들이 점차 점차 용기를 내서 India의 뒤로 줄을 서서 집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더 대담해진 아이들은 주인을 상실한 듯한 이 집의 문을 열기 위해서 애를 쓰기 시작했다. 여느 만화나 영화에서처럼 문을 여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하고, 문 손잡이가 없는 것을 감안해서 문 손잡이가 될 만한 것을 주변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주인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문을 열려고 하는 이 대책 없는 아이들을 말리기 위해서 나와 Daniela는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해 보게끔 했지만, 이미 호기심으로 가득 차 버린 광란에 가까운 눈빛의 아이들을 말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문을 열겠다는 신념 하나로 똘똘 뭉친 아이들은 결국, 손잡이가 될 만한 것을 찾아서 문을 열고야 말았다.(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집의 문은 잠겨져 있는 게 아니라, 단순히 문의 손잡이 부분이 없어져서 열지 못했었던 것이었다.) 이때 지른 환호성이란! 다행히 주인 허락 없이 발을 들여놓지는 말자고 조금 더 강경하게 얘기한 것이 먹혀 들었고, 호기심과 만족도를 충족한 아이들은 다시 손잡이를 돌려서 문을 잘 닫고, 빈 집에서 발을 돌렸다.
나무집 밑에 매달려 있는 작은 새를 관찰하는 아이들
이 빈 집을 탐험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각자 마다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이겨냈고, 온몸의 전율이 흐르는 듯한 호기심과 이를 충족시킨 만족감과 뿌듯함, 쓰릴 등을 만끽하였다. 아마도 오늘의 모험은 꽤 오랫동안 아이들의 가슴속에 머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