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자리 잡고 얼마 안 되어서 이탈리안 셰프인 남편 지오르지오 Giorgio는 커뮤니티 가족 모두가 다 같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공동 부엌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공동 부엌으로 쓸 곳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 바로 옆 공간으로 지붕이 휑하니 뚫려 있었다. 그늘을 만들어줄 지붕을 만들기 위해서 Giorgio, Jonny, Grent는 대나무들을 트럭 한 가득 잘라서 가지고 왔고, 지붕의 기둥에 끈을 연결해 올라가서 낮이면 시원한 그늘을, 밤이면 바람을 막아줄 지붕을 만들어 주었다.
대나무로 지붕을 만들고 있는 Giorgio와 Jonny
또한, 지오르지오 Giorgio는 레스토랑에서 쓰지 않고 남겨진 피자 만들 때 쓰는 대리석판과 레스토랑용 2개짜리 불과 여분의 접시들을 챙겨 왔다. 필요한 물건들을 놓을 수 있는 선반을 설치하고, Tomas와 Daniela의 기다란 테이블과 의자들이 더해졌다. 또한, 중고샵에서 거의 버려져가는 소파와 설걷이대를 구해오고, 동그란 테이블까지 마련하자, 제법 공동 부엌으로써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렇게 마련된 공동부엌에서 각 가족들이 준비해 온 음식들과 공동 텃밭에서 가져온 샐러드와 지오르지오 Giorgio의 리코타 Ricota(생치즈)와 루콜라 Lucola(샐러드 종류 중 하나)를 넣은 라비올리 Lavioli가 더해졌다. 정성 들인 맛난 음식들과 와인, 여기에 갖가지 종류의 악기들을 다룰 줄 아는 Anthea와 Greant 부부의 북과 피리,기타, Tomas의 카혼 Cajon(나무로 만든 상자 모양의 북)이 더해졌다. 이들이 들려주는 즉흥 합주 연주에 맞추어 아이들도 아이들의 공간인 “집 Casetta” 에서 각기 악기들을 가지고 와서 함께 리듬을 맞추어 갔다. 깊어가는 밤, 아이들끼리 제작한 2막에 걸친 해적에 관한 연극 공연이 이어져 우리들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재미있는 스토리 속에 재치 있는 발상과 즉흥 대사와 각자가 맡은 역할에 집중하는 연기가 놀라웠다. 역시, 아이들이 함께하면 시끌벅적 하고 웃음이 가득해진다는 것을 한번 더 느끼게 해주는 밤이었다.
공동 부엌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밤
대나무로 미쳐 가득 채우지 못해 뚫린 지붕 너머로 밝게 비치는 둥근달이 보였다. 밤이 깊어지며 가족들끼리 한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나누고 시간과 삶을 나누듯이 우리는 이 공동부엌에서 조금씩 더 커다란 의미의 가족들이 되어가고 있었다. 가슴 깊이 따스한 기운이 스며드는 이 특별한 밤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횟수와 더불어 커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