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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arling Jan 18. 2019

Feria? Fiesta!

플라멩코 네 번째 이야기

Feria에서 빠질 수 없는 풍경, 마차, 회전차, Feria 의상에 머리에 꽃을 단 세비야 여인들, 와인, 하몽,,,,그리고 음악과 춤!


Feria는 세비야에서 일 년 중 가장 커다란 축제 중 하나로, 세비야인들이 가족들과 친구들끼리 함께 천막집을 렌트해서 꾸미고, 음식들을 준비하고, 음악을 준비하여 축제를 즐긴다. 그러므로, 여기에 초대되지 않은 사람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개인 천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몇몇 공용 천막집도 있기에 그렇게 폐쇄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 축제는 다른 외부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축제가 아닌, 진정으로 자신들이 즐기기 위한 세비야인들의 축제이다.     

 

내 인생의 동반자 Giorgio와 함께 한 처음이자 마지막 FERIA, Sevilla, Spain


시간적 흐름이 아닌, 가장 어처구니없었던 기억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금의 나의 인생의 동반자이자 나의 세 아이들의 아빠가 된 이탈리안 요리사 남편과의 이야기이다. 세비야에서 이미 10년 넘게 살아온 이 이탈리안 요리사와 함께 살기 시작한 지 몇 달 안되었을 때였다. 


Feria를 위해 제작했던 의상들, 허나 Sevilla 사람들은 정통적인 의상을 고수했다. 이런 모던한 옷은 찬밥 신세. 오히려 외국인 친구들에게 더 잘 먹히는 의상이었다.


나는 한창 Feria를 대비한 의상들을 제작, 사진 촬영, 홍보하기에 바빴다. 그렇기에 그가 건넨 한마디, ” Feria에 가면 같이 세비야나스 Sevillanas를 출게”라고 한 얘기를 별 뜻 없이, 당연히 받아들였다. (성격상 원래 사람 말은 철석같이 믿는 스타일이다.) 또한, 그의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그가 춤을 잘 춘다고 하는 말을 생각 없이 믿었었다. 드디어 축제의 날!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의상을 걸치고 맘껏 뽐내고 나온 나에게 조심스럽게 고백하는 말. “실은, 세비야나스 Sevillanas 하나도 출 줄 몰라”. 기가 막혀서,,,,세비야에서 10년도 더 넘게 살고, 8년간 함께 살아온 전 여자 친구가 세비야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그렇게 나는 세비야나스 Sevillanas를 출 줄 모르는 그를 비롯한 그의 이탈리안 친구 동료들과 춤 한번 못 추고 Feria에서 돌아오는 역사적인 Feria를 보내고 왔었다. 물론 그 이후론, 그와는 절대로 Feria에 가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가면 그만이니까,,,,서로에게 편한 길이었다고 할까? 


Meriem(오른쪽)과 그녀의 두 친구들(뒤쪽)와 Fyty와 함께
미국계 게이 친구인 Christopher (왼쪽)와 함께  세비야나스 Sevillanas 춤을 추는 Fyty (오른쪽)


가장 재미있었던 Feria는 플라멩코 친구들과 함께 했던 것인데, 모두가 Feria의 첫날 자정에 켜지는 불을 함께 보기 위해 모였었다. 주변에 사람들은 너무 많고, 이렇게 많은 인원수가 여기저기 천막을 들추고 다니기엔 너무 티가 많이 나니까, Fyty는 일부러 아닌 척하면서 그룹과 떨어지자고 은근히 나와 Meriem에게 제안했고, 우린 그의 장난기 섞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우리들은 천막 안에서만이 아닌, 길거리에서도 사정없이 춤추고, 노래하고 즐기면서 축제를 만끽했다. 아직도 Fyty는 모르겠지만, Meriem의 미국계 게이 친구인 Christopher는 은근히 Fyty를 좋아했었다. 그래서 우리는 Fyty의 마초적 성향을 건드려 세비야나스 Sevillanas를 그와 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 둘이 춤추는 동안 우리들은 배꼽 빠지게 웃을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도 이어지는 Jose (왼쪽)의 노래, 바일라오라 Bailaora Bailaora (댄서) Natali와  Francesca(오른쪽)


그러고선 새벽 4-5시쯤 다시 친구들과 함께 합류해서 따뜻한 초콜릿 차와 츄로스Churros를 먹으며 해장을 했고, 그 사이에도 여전히 Jose의 멋들어진 노래와 테이블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춰주는 Andreji, 그리고 수줍게 빨마 palma를 겯드리던 나와 Francesca, Meriem, Fyty, Nicte, Joshua가 있었다. 


그렇게 Feria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집에 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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