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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arling Jan 30. 2019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Carbonara

#005 다섯 번째 이야기


오늘은 감기에서 거의 탈출 중인 아들을 위해, 내 이탈리안 요리사 남편은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Carbonara를 준비했다. 보통 까르보나라 Carbonara에는 빤체따 Pancetta라고 돼지고기가 들어가지만, 우리 가족들은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아, 우리 가족을 위한 까르보나라 Carbonara 에는 빤체따 Pancetta대신 호박이 들어간다. 영어권 나라에서 까르보나라 Carbonara에 화이트 크림 nata을 넣곤 하는데, 진정한 이탈리아 까르보나라 Carbonara에는 화이트 크림 nata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남편과의 8년째 동거생활 속에 여러 가지 요리들을 어깨 넘어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스타 중에도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건 까르보나라 Carbonara이다. 왜냐하면, 다른 파스타 요리들은 면이 익으면 물을 다 빼버리고 소스랑 같이 버무리면 끝인데, 까르보나라 Carbonara는 면을 익힌 물을 다 빼지 말고 조금 남기고, 빠른 속도로 계란과 버무려서 계란이 크림처럼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호박을 넣어 만든 우리 가족만을 위한 까르보나라 Carbonara


보통 이탈리아 식사는 Anti pasto, primo piato, secondo piato, dolce로 구성된다. Anti pasto는 식전에 가볍게 먹는 것으로 보통 차가운 음식들이 나온다. primo piato에는 보통 파스타, 라자냐 종류들이 나오고, secondo piato에는 생선이나 고기 요리가 나온다. Dolce는 디저트로는 케잌이나 과일 등이 나온다. 그리고 피자 pizza가 있다. 레스토랑에 가면 보통, 첫 번째 접시 primo piato나 두 번째 접시 secondo piato 둘 중 하나만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에서 편하게 먹을 때에는 우리처럼 이렇게 모두 놔두고 먹는 경우도 많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 식의 반찬 마냥 먹으면서 이것저것 같이 먹기보다, 메인 접시를 모두 먹은 후, 조금씩 자기 접시에 가지고 가서 먹는다는 것? 세비야에서 혼자 점심을 준비해서 먹는데, 파스타 따로 다 먹고 샐러드를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내심 놀랐던 때가 떠오른다. 내가 대체 뭐 하는 거지??? 



반찬처럼 내놓은 요리들은, 치뽈리네 Cipolline, 치즈, 샐러드이다. 치뽈리네 Cipolline는 길게 생긴 양파로, Timo, Salvia, Rosmarino와 함께 올리브 오일에 볶았다. 치즈 위에는 일본 참기름을 뿌렸다. 왜냐하면, 도통 한국에선 참기름 향이 강해야 좋은 참기름인데, 유럽에선 보통 향이 너무 강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의 고유의 향을 없앤다고나 할까? 음식에 기름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서 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국에선 참기름은 아주 조금만 약간의 향을 내기 위해서 2방울 넣는데 비해, 유럽에서 기름을 음식 위에 뿌릴 때에는 꽤 많이 뿌린다.( 물론, 내가 요리할 때에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한국 참기름이 최고라 여기고 쓴다. 하하하!) 마지막으로 샐러드는 해바라기 씨와 볶은 메밀을 뿌려 발사믹 소스와 올리브 오일을 뿌렸다. 

이탈리아 요리의 기본은 신선하고 좋은 재료와 질 좋은 올리브 오일이다. 그러다 보니, 남편과 살면서 유기농 재료, 직접 생산자에게서 살 수 있는 시장이나 0km 농장을 찾아다니게 된다. 신 기술과 대량생산이 점거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선택한 길은, 적게 먹어도 질 좋은 신선한 재료로 건강하게 먹는 것이다. 

=레시피=
1. 호박을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과 약간의 버터와 함께 미리 볶는다. 
2. 치즈(bitto라고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나오는 치즈 중 하나이다.)를 1cm로 깍둑썰기 해서 준비해 둔다. 
3. 계란은 인원수만큼 풀어서 준비해 준다. 
4. 이렇게 재료들을 준비하는 동안 냄비에 물을 끓여 파스타를 넣는다.(우리는 보통, 파스타로 Linguine를 사용한다.) 
5. 파스타가 다 익으면 물을 다 빼지 말고 약간 남기고, 먼저 호박을 넣고 빠르게 젓고, 미리 준비해 둔 치즈를 넣어 빠르게 저은 후, 빠른 속도로 계란과 버무려서 계란이 크림처럼 만들어지면 완성!(불은 끈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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