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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arling Jun 16. 2020

죽은 자들의 나무

#008 여덟 번째 이야기

오늘 아침, 아이들이 죽은 아기 생쥐를 발견하였다. 아이들은 막대기와 작은 나무판자를 용해서 이 불쌍한 죽은 아기 생쥐를 옮겨 “죽은 들의 나무 L'albero degli morti"로 옮겨갔다.


나무 판자와 막대기를 사용해서 죽은 아기 생쥐를 옮기고 있는 Federico


죽은 자들의 나무란, 이 나무 밑에 아이들이 숲에서 발견한 죽은 동물들을 데려와 땅을 파고 묻어주고, 장례식을 치러주는 나무이다. 이 숲에서는 새롭게  생명들이 태어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생명이 다한 동물들과 마주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이들의 손에 옮겨져서 죽은 자들의 나무에 도착한 아기 생쥐. 어떻게 묻어  것인지 묻자, '나무 상자에 넣어서 묻어  것이다,  흙을 파서 묻어주고 돌들을 위에 올려  것이다, 흙을 파서 묻어주고 꽃을 위에 올려  것이다 '등등의 의견들이 분분하였다. 이렇게 한참을 논의하는 가운데, 율이는 너무도 쉽게 손으로 흙을 파서 죽은 아기 생쥐를 넣어 주더니, 간단하게 흙으로 묻어 주었다. 그리고 잘 가라고 인사를  뒤, 아이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졌다. 이 생쥐를 포함해서 여태 죽은자들의 나무에 묻힌 동물들은 2마리 새들과 1마리 병아리, 2마리 생쥐들이었다.  


어떻게 묻어줄 것인지 논의 중인 아이들(왼쪽)과 아기 생쥐를 묻어주고 있는 율과 아이들(오른쪽)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생명의 탄생과 죽음, 이 모두에게서 너무도 멀어져 가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옛날 시절에만 해도, 누군가가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장례를 가족들이 집에서 준비하고, 음식들을 준비하고,  동네 든 사람들이 죽은 이를 추모하러 오는  일반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아기들을 집에서 는 일 또한 당연한 일로,  산모가 병원이나 산후 조리원 등에 가는 게 아니라, 산파가 산모에게서 아기를 받으 집에 들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병원이 계화되고, 의학 기술이 발전해 나가면서, 죽음의 결정과 책임을 본인이 아닌 의사에게 맡기게 되었고, 혹여 라도 누군가가 집에서 자연사라도 하게 되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  판이 어 버렸다. 모든 산모들이 집에서 아기 낳는 것을 두려워하고, 혹여 라도 너무 커다란 고통이 동반할 경우에는 병원에서 제왕 절개 수술을 쉽게 권유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눈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을 본다던가, 죽음에 관해서 말을 끄집어 낸다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  또한, 나의 동생이 태어나는 을 직접 눈으로  아이들은 손에 꼽힌다.  


그렇기에, 이 나무를  때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우리 아이들이  숲에서 주하게 되는  생명들과 사라져 가는 생명들을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있는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 곳에 나는 감사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연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인다. 때론 조용히, 때론 시끌벅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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