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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앤롸이언 Aug 14. 2020

2년 만에 한국 영화를 영접하는 마음

한국에서 갈 때와는 다르다능!!!

원래 좀비 영화를 좋아하고, 거기다 부산행을 재미있게 봤으니 당연히 '반도'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반도 개봉하고 나서 얼른 극장에서 내려가기만을 기대했다. 그래야 뭐 넷플릭스가 사가던 할 거 아닌가.


그런데 얼씨구?? 생각치도 못했는데 여기서 개봉을 한다네?? 물론 한국 개봉하고 한 달이 지나야 했지만 그게 어디냐 싶어서 정말 소풍 가는 초딩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것이 어제!!!!!


이것 저것 할인 수단을 긁어모아도 13불인 티켓을 3장을 예매했다. 평일 낮 1시 40분 상영인데도 13불!!! . 한국에서 신촌 메가 박스 학생 할인 쿠폰으로 5천원에 보고 다녔던 지난 날이 그립도다.


영화가 오후 한 시 사십 분에 시작한다면 난 열 두시부터 행복해진다는 마음으로 구석구석 씻고, 가지고 있는 가장 꼬까옷을 입고 있으니 아내가 웃긴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그렇게 좋냐??? 네 이노옴, 호주 시골 퍼스 온 지 일년도 안 된 녀석이 내 마음을 으찌 알겠느냐!!!


넌 내 마음 몰라, 흥. 하며 나가니 호주 온 지 6년 된 동생이 이미 샤방하게 풀착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형제는 닮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형제니까.


영화는 기대한 것보다 재미있었다. 워낙 혹평이 많아서 정으로 보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음. 물론 마지막 5분은 최악; 유엔군 영어 대사 쓴 사람은 정말 머리 박아야 할 듯. 좀 더 고심해서 디테일하게 다듬었으면 좋았을 텐데. 설정 구멍이 너무 많다.


하지만 영화 전체는 아주 즐거웠다. 카체이싱 장면은 정말 제작비를 다 쏟아부은 게 아닌게 싶었음. 매드맥스 많이 돌려 보며 배운 듯 하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액션 영화


폐허가 된 서울 시내를 보자는 마음이 정말 안좋았다. 외국 나와 살고 있어서 그런가. 영화 배경이 신촌 쪽이거나 압구정이었다면 어우 억장 무너져 내렸을 듯. 홍콩에서 쓰레기 취급 받는 한국 사람들 보고 있자니, 옆에서 영화 보는 홍콩 커플 괜히 신경 쓰이기도 하고, 여기에서 코로나 이후 동양인에게 시비거는 또라이들도 떠오르고. 한국이었다면 보이지 않을 것들이 보이는 구나.


영화 보는 게 취미다. 코로나 덕에 극장 근처에도 못갔다가 오랜 만에 가서, 정말 오랜 만에 한국 영화, 그것도 애정하는 좀비 영화를 보고 오니 좋구나. 반도 재미있음. 많이 봐서 3탄 나오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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