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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앤롸이언 Nov 30. 2020

헬로우 비익~도오그~

제발 아는 척 좀 플리즈

호두가 마당은 이제 답답하고 좁은지 다시 산책을 나가자고 조른다. 집 근처에 드넓은 공원이 있어서 이제 거의 매일 나간다. 개를 참 많이들 키우고 부지런히들 산책시킨다. 호두가 보조기를 차고 있으니 굉장히 관심이 집중된다. 역시 말 붙이는 건 나이 좀 지긋하신 분들. 나이가 많냐, 아픈 거나 묻고는 태어날 때부터 이랬다고 하면 다들 아이고 하신다. 다음 날 또 만나면 아는 척하고.


헬로 빅독 꼬마는 옆옆집에 사는 거 같다. 호두 보조기 채우는데 머얼리서부터 누군가 우리를 부르는 것 같았다. 뭔가 싶어 쳐다보니 아빠 자전거 앞에 앉은 꼬마가 점점 가까워져 간다. 그리고 노래가 들렸다. 헤로우 비도오오그. 뽀얗고 발그레한 피부에 아직 짧은 혀와 작은 입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호두에게 아는 척을 하고 있었다. 허우적대는 두 팔과 함께. 우리 옆을 지나쳐갔지만 고개를 돌리며 계속해서 헤로우 빅도오오오그를 외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손을 흔들며 바이바이 해줬다.


계속해서 귀에 남았다. 헤로우 비도오오으그. 계속 흥얼대며 돌아다녔더니 결국 아내에게 한 소리 들었다. 넌 귀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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