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정의를 찾다가 결국 전략에 관한 책을 쓰다.
기업 전략 분야의 거장으로 불리는 리처드 루멜트 UCLA 교수의 깊은 성찰이 담긴 말에 동아 비즈니스 포럼 2013에 참가한 모두가 숙연해졌다. [김남국, 동아 비즈니스 리뷰 138호 (2013. 9)]
전략 분야에 입문하면서 겪었던 첫 번째 고충은 바로 전략의 정의(Definition)를 제대로 기술한 책이나 논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 분야의 권위자들 중 상당수는 전략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을 토로하며 영어 ‘Strategy’의 그리스 어원만 설명하는 경향이 있었다.
'선두에 선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남겨진 우리들은 어떻게 하라고!!'
전략을 다루고 있고 꽤 오랫동안 했는데 정작..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지 않은가?
과연 각 기업의 전략실, 정부조직의 종사자들은 전략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이 판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백 번 공감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다른 논리를 펼치게 되면서 도통 합의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진다. 특별한 의자를 주문하는 의뢰자가 특별한 ‘의자’_의 정의를 분명하게 해주지 않으면 침대나 테이블 같은 모양 또는 흔들의자도 만들어질 수 있다.
서로 머릿속으로는 다른 것을 생각하면서 ‘알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쓸 때 개념적 정의 conceptional definition와 조작적 정의 operational definition를 분명히 하려는 절차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전략의 구루 GURU. 스승들은 공통적으로 전략이라는 단어가 1960년대까지 그다지 잘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특히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의 저자 리처드 루멜트 교수는 1960년대 당시 논문을 쓰려고 해도 참고할 만한 서적이나 논문이 불과 서너 편에 지나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필립∨코틀러 역시 전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실토한다. 자신의 저서 《전략 3.0》에서 “전략이 무엇인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는 문구를 인용하는데, 1993년 3월 20일 자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나온 문장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전략 실무를 하다 보면 전략에 대한 감각이 차츰 생기게 되니 처음에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전략의 개념을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다소 의문이 들었다.
전략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보다
실무를 하면서 적당히 이해하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이렇게 될 수 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어쩌면 전략분야의 종사자(?)들이 서로 제대로 모르면서 전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MIT 최고의 강의, 하버드 최고의 필자라고 홍보하는 조너선 번즈 교수도 자신의 책 《레드오션 전략》에서 이 현상을 지적한다.
그의 강의는 기업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들은 자신의 회사에서 전략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던 관리자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지적한다.
무언가 다른 관점, 다른 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전략의 정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