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란 무엇인가? 묻는 책들의 뻔한 5단계 패턴.#2

전략의 정의를 찾다가 결국 전략에 관한 책을 쓰다.

전략이란 무엇인가? 물어도 대답이 없다.


“나도 아직 전략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기업 전략 분야의 거장으로 불리는 리처드 루멜트 UCLA 교수의 깊은 성찰이 담긴 말에 동아 비즈니스 포럼 2013에 참가한 모두가 숙연해졌다. [김남국, 동아 비즈니스 리뷰 138호 (2013. 9)]


전략을 정의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일까?


전략 분야에 입문하면서 겪었던 첫 번째 고충은 바로 전략의 정의(Definition)를 제대로 기술한 책이나 논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 분야의 권위자들 중 상당수는 전략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을 토로하며 영어 ‘Strategy’의 그리스 어원만 설명하는 경향이 있었다.

'선두에 선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남겨진 우리들은 어떻게 하라고!!'

전략을 다루고 있고 꽤 오랫동안 했는데 정작..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지 않은가?

과연 각 기업의 전략실, 정부조직의 종사자들은 전략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이 판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전략의 구루들이 말하는 전략.jpg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정신》에서

정의(definition)부터 분명해야 나아갈 방향이 분명해지고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백 번 공감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다른 논리를 펼치게 되면서 도통 합의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진다. 특별한 의자를 주문하는 의뢰자가 특별한 ‘의자’_의 정의를 분명하게 해주지 않으면 침대나 테이블 같은 모양 또는 흔들의자도 만들어질 수 있다.

서로 머릿속으로는 다른 것을 생각하면서 ‘알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쓸 때 개념적 정의 conceptional definition와 조작적 정의 operational definition를 분명히 하려는 절차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전략의 구루 GURU. 스승들은 공통적으로 전략이라는 단어가 1960년대까지 그다지 잘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특히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의 저자 리처드 루멜트 교수는 1960년대 당시 논문을 쓰려고 해도 참고할 만한 서적이나 논문이 불과 서너 편에 지나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전략이 무엇인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필립∨코틀러 역시 전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실토한다. 자신의 저서 《전략 3.0》에서 “전략이 무엇인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는 문구를 인용하는데, 1993년 3월 20일 자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나온 문장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전략 실무를 하다 보면 전략에 대한 감각이 차츰 생기게 되니 처음에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전략의 개념을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다소 의문이 들었다.


전략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보다
실무를 하면서 적당히 이해하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이렇게 될 수 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어쩌면 전략분야의 종사자(?)들이 서로 제대로 모르면서 전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MIT 최고의 강의, 하버드 최고의 필자라고 홍보하는 조너선 번즈 교수도 자신의 책 《레드오션 전략》에서 이 현상을 지적한다.

그의 강의는 기업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들은 자신의 회사에서 전략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던 관리자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지적한다.


놀랍지 않은가?

전략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으면서 전략을 논하고

전략을 다루는 당사자들도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 말이다.



무언가 다른 관점, 다른 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전략의 정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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