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
그랬다.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양상을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유하는 속담이었다.
'해 봐야 소용없는 일'
'대항해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런데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이 정말 소용없는 일인가?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남편의 설명은 이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걀이 부서지고 바위는 부서지지 않으니까 '무모한 일', '소용없는 일' 이라고 생각하지..
그런데 달걀을 많이 던지면 어떻게 될까?"
바위 틈 사이어 엉겨붙은 흰자, 노른자, 깨진 달걀 껍질이 떠올랐다.
"달걀이 깨지면서 바위에는 온통 달걀 흰자, 노른자, 달걀 껍질이 엉겨붙을 거야...
그리고 달걀 비린 내도 심하겠지.."
안 그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말로 들으니 더 비위 상했다.
"그런데 여보, 바위에 묻은 달걀은 누가 치울까?"
달걀로 바위를 부서뜨리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하지만 달걀로 바위의 존재를 가려버릴 수 있다.
달걀로 더럽혀지기전의 바위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역시 소용없는 일이 될 것이다.
남편 말은 이렇다.
"바위에 묻은 달걀을 치우려면 물도 필요하고 도구도 필요하지.
그런데 상수도가 없는 곳이라서 물을 꽤나 멀리서 길러와야 한다면
이마저도 누가 치우려고 할까?
바위 입장에서는 씻어주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겠지만
씻었다고 해서 깨끗해지지도 않아
바위가 매끄럽지 않다면 틈틈이 이미 들어간 달걀 흰자 노른자 구석구석 빼내는 것도 일이크고..
씻고 난 물은 알아서 하수도로 가나?
그렇지 않지 주변에서 같이 더 썩는 거지.."
"그러면 안 씻어주겠네?"
"맞아..."
달걀로 바위를 치면 부서지지는 않겠지
더러워지면 손대기 싫어지겠지
씻시려면 힘들고 귀찮겠지
더러운 냄새에 가까이 가기 싫어지겠지
추악해진 몰골에 쳐다보지도 않겠지
잊혀 지겠지.
부서진 것과 다름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