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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이유.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공포, 두려움이라는 의미의 "Dread(드레드)”

"없음"을 의미하는 “nought(노트)" 두 단어를 합친 단어가 바로 드레드노트이다. 그 뜻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1905년 강력한 해양 패권을 가지고 있던 영국이 선보였던 전함의 이름 역시 '드레드노트'다. 당시 영국은 이미 세계 최강의 해군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었기에 기존의 전함과는 완전히 르며 전혀 새로운 방식의 전함을 원했다. 거대하고 강력한 함포와 빠른 속도를 특징으로 하는 최신의 전함이 두려워할 것은 없어 보였다. 아직 경쟁자들은 가져보지 못한 전함이자 '블루오션'이었다.


"드레드노트 전함"이라는 블루오션?

 

 드레드노트는 상대가 자신을 공격할 수도 없는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드레드노트에 탑재된 12문의 포는 적함을 발견하면 10km 밖에서부터 일제히 사격한다. 이보다 사정거리가 짧은 함포를 탑재한 기존의 군함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대응사격을 해 봤자 닿지도 않는다. 포탄 낭비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나마 2~4문 정도의 대구경 함포를 탑재한 군함이 대응하지만 사격 속도, 명중률이 낮아 피해를 입힐 수 없었다.


 드레드노트는 월등한 공격력뿐 아니라 몇 번의 피폭으로는 침몰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철갑 방호력을 갖추고 있었다. 적함이 쏘지도 못하겠지만 설령 맞춘다 한들 몇 번의 피격에는 침몰하지 않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이 전함을 등장시킬 때 영국 해군이 기대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무적의 전함 개발

둘째, 영국 해군만의 패권 강화


기존의 전함보다 월등히 뛰어난 속도와 방어력, 사정거리가 긴 대구경 거포를 탑재한 거대한 전함, 드레드노트를 보유함으로써 영국은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을 예상했다. 동시에 유사한 능력을 갖춘 적의 등장을 차단하려는 생각도 가졌을 것이다.


기존의 전장을 무의미하게 하는 새로운 전장의 등장


 영국 해군이 패권을 가질 수 있었던 강점 중의 하나는 기존 군함의 수적 우세였다. 격차를 크게 벌려두었기에 패권이 유지될 수 있었다. 이 격차를 계속 벌리기 위해서는 기존 군함의 수를 늘리거나 다른 방식이 필요했을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쟁을 무의미하게 하라."이다. 드레드노트는 확실히 기존 경쟁을 무의미하게 할 만큼 독보적이었다.   


 블루오션 전략의 결정적 한계


 영국 해군은 블루오션을 열었다. 도적으로 격차를 벌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위권 국가들 두려워하지 않았다. 쾌재를 불렀다. 절대강자로 군림할 것 같은 이 무대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들 역시 이제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어졌다.


 존의 경쟁에서 뒤처져 있던 2위권 국가들도 충분히 드레드노트를 건조할 능력이 되었다. 이제 영국과 격차는 드레드노트가 몇 척 차이인가?로 좁혀져 버린 것이다. 영국이 이제 겨우 첫 발을 내딘만큼 영국이 3척 가졌을 때 4척을 가진 국가라면 누구나 영국을 추월할 수 있었다. (시장 경제체제에서 유사제품의 등장으로 인한 개발자의 권익이 보호될지 몰라도 현실주의 관점이 지대한 국제관계에서 자국의 생존에 관한 문제를 평이하게 볼리 난무했다.)

 블루오션 전략의 결정적 한계는 분명하다. 기존 경쟁의 강점을 이어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군함이 벌이던 수적 우위 경쟁을 레드오션 취급하며 무의미하게 만든 것은 영국의 드레드노트.


 전략의 실패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도록 해 준 것이다. 이제는 드레드노트를 몇 척 가지고 있는지가 해양력의 척도가 되었다. 영국 해군이 2척을 보유했을 때 3척을 가진 국가는 빠르게 해양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 그 이전에 몇 위였는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존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든 탓이다. 이에 독일은 거대 전함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영국이 잘못한 건 없다. 어차피 영국이 드레드노트를 등장시키지 않았더라도 독일이 했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가 등장시키지 않는다 한들 누군가 할 것이다. 한다면 출발선에 같이 설 수 있고 하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처지가 된다.


 핵무기가 그랬고

 인공위성이 그랬으며

 인터넷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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