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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명을 해고한 인공지능 사원 켄쇼?

시대를 이끄는 전략을 가지고 있나요?


이지성 작가가 <에이트>에서 소개한 인공지능, 켄쇼


 이지성 저자는 <에이트>에서 트레이더 598명을 해고로 몰았다는 켄쇼를 소개한다. 쇼는 600명의 트레이더가 해결하던 것을 단 3시간 20분 만에 끝냈다고 한다. 대단한 천재일까? 아니다. 켄쇼는 방대한 양의 금융데이터를 분석하여 결과를 예측하는 공지능 금융 분석 프로그램이다.


 캔 쇼는 먹지도 마시지도, 쉬지도 않고, 퇴근을 하거나 잠을 자지도 않고 휴가를 가지도 않으며, 24시간 내내 천재 수준의 집중력으로 오로지 일만 . 이 인공지능 사원 켄쇼는 상사에 대한 불만이나 사내 권력에도 욕심이 없었고, 돈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랬다. 켄쇼는 실제로 현실세계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이기에 대중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동시에 600명 중 대체되지 않은 2명처럼 되려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에이트>에 대한 서평을 살펴보았다. 켄쇼 사례가 주는 충격이 제법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위기감을 느낀 듯하다. 인공지능 사원 켄쇼 1명으로 인해 598명이 갑자기 해고된 것으로 이해하는 독자들이 많아 보였다.

  전략분석가적 관점에서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의 팩트를 체크하면서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던져 준 질문에 감사하며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고 확대시켜 보자는 차원이다. 전략 디자이너로서 인공지능 시대를 디자인하기 위한 답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를 깊이 찾아보고 싶다.


뉴욕 타임스에서 소개하는 켄쇼, 그리고 오해


2016년 뉴욕 <타임>지에서는 "켄쇼(性) 월스트리트를 호령하는 인공지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여기에 위에 말한 골드만삭스의 주장이 담겨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 정보 경영자인 차베스는 켄쇼로 인한 실업자 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켄쇼가 하는 일은 이전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해 사람들이 하지 않던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차베스는 계속해서 디지털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는데, 이로 인해 골드만삭스의 직원 특징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신입사원의 전공을 비교하였을 때 이공계 출신의 숫자가 매년 5%씩 늘었다고 한다. 차베스는 앞으로의 새로운 직업을 이야기하며 예전과 달리 온라인 거래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전화로 주식을 사고파는 직원의 숫자가 600명에서 4명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켄쇼가 하루아침에 트레이더를 600명에서 4명으로 몰아낸 것이 아니라 온라인 거래가 시작된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를 말한 것인데 다소 오해가 있어 보인다.

 여전히 전화로 주문하는 고객이 있다. 단지 4명이라는 숫자는 그런 고객이 있다 보니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고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예전처럼 책상 위에 전화기가 놓여있고 600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전화를 받으며 한쪽 귀를 막고 통화하는 풍경이 더 이상 아닐 것이다.

 


공지능은 여전히 인간의 도구일 뿐이다.


 골드만삭스뿐만 아니라 미국 월가의 많은 금융사들은 이미 2012년부터 AI 매매기법을 도입했다. 골드만삭스에서만 켄쇼를 사용하는 게 아니다.

만약 켄쇼가 회사의 핵심가치이자 심장부가 되었다면 인간의 역할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켄쇼의 보조일까?

켄쇼가 인간을 대체했거나 인간이 켄쇼를 보조한다고 주장한다면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들은 정체성 문제가 생긴다. 고객이 어느 회사를 선택하든 켄쇼가 응답해주니 말이다.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들은 켄쇼의 자회사, 하수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는 월스트리트를 인공지능 켄쇼 하수인으로 보고 있을까?

아니다.


 마케터들이 MECE, SWOT, STP 등등 다양한 경영전략 도구를 사용하지만 그 결과가 각양각색인 것처럼 켄쇼는 도구일 뿐이다.


시대적 변화상 중 하나는 아닐까?


 인터넷 브라우저가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라. 켄쇼 같은 충격은 없었을까? 인터넷 브라우저로 자료를 찾게 되면서 달라진 변화는 무엇일까?

 자료를 열람해야 할 때 급하게 도서관으로 달려가는 일은 현저히 줄었다. 동시에 나를 대신에 자료를 찾아 주던 보조원들의 자리도 줄었다. 켄쇼의 등장이 트레이더를 갑자기 해고하게 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브라우저로 인해 수북이 쌓아둔 책과 논문, 신문기사 사이에서 원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나를 대신해 고용되었던 인력들이 없어지게 된 시대의 변화상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켄쇼가 일하는 방식


켄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을 할까? 뉴욕 <타임>지의 기사 '월 스트리트를 호령하는 인공지능'에서 비교적 자세히 말해준다. 켄쇼는 검색창에 특정 단어, 예를 들어 '시리아 내전'을 입력하면 관련된 사건들이 주제별로

연결된다. 투자와 관련된 연관 정보를 적용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천연가스, 원유 가격이 어땠는지, 어느 정도 손실이 있었는지를 그래프로 보여 주며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최적의 전략인지를 보여 준다. 비슷한 수준의 보고서를 사람이 작성하려면 40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것도 연봉 35~40만 달러를 받는 사람들이 40시간을

사용해야 할 일을 인공지능이 대폭 줄여 준다는 것이다.


 켄쇼가 하는 일을 보았을 때, 과연 인공지능이 단순 반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켄쇼가 도입되었다고 해서 직원 수가 바뀌지 않았다는 골드만삭스의 주장을 보면 우리가 AI시대를 '기대'하는 방향은 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전략은 누가 디자인해야 할지 더욱 분명 해지는 것 같아 보이지 않은가? 비단 인공지능뿐 아니라 당신이 쉽게 대체되지 않으려면 시대를 이끄는 전략을 가진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제가 쓴 책 <대체 불가한 전략 디자이너가 되라> 내용 중 일부입니다.



참고


송기영, "[은행의 미래] ① AI, 금융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조선비즈〉, 2017.03.20


 Nathaniel Popper, “켄쇼(見性): 월스트리트를 호령하는 인공지능", <The New York

Times〉, 201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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