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주 꽃을 선물한다. 꽃을 들고 밖을 거닐면, 왠지 온 세상이 나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기분을 선물하고 싶을 때, 꽃집에 들러 가장 맘에 드는 꽃을 한 송이 포장한다.
꽃다발을 싫어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생명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인간의 행동이 싫다고 했다. 온전히 나의 기쁨을 위해서 꽃을 사던 나였기에, 그 말을 듣고 뭐라 부정할 수 없었다.
그에게도 나는 꽃을 선물했다. 싫어하는 것을 알지만, 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이었기에 꽃다발을 사서 전해주었다. 죽은 꽃을 선물 받은 그는, 약간은 당혹스러워 보였지만 너무나도 감동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꽃들을 고르고 예쁘게 포장해서 그를 만나러 왔을지 알기 때문에, 사랑을 열심히 표현하고 싶은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난 그에게 두 번 다시는 꽃을 선물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조준하려는 시도도 없이 나의 마음을 그냥 던졌고, 다행히 상대방이 그 마음을 잘 받았던 것이다. 선물을 할 때조차 나는 이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