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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일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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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 Mar 22. 2019

track 9 _ 태어남


나에게는 생일날 아침부터 밤까지 듣는 생일 bgm이 있다. 이소라 7집의 track 9이다. 


이소라의 7집은 특이하게 앨범에 수록된 노래의 제목이 'track no.'로 되어있다. 그래서, 이 노래에는 어떤 제목이 좋을지 생각하면서 듣는 재미(?)가 있다. 내가 track 9에 붙인 제목은 [태어남]이다. 어쩌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홀로 세상과 맞짱을 떠야 하는 나의 삶에 대해, 약간은 자조적인 어투로 "응, 태어났으니 시작이다."라고 말하는 느낌의 제목이랄까...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서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이 하늘 거쳐 지나가는 날 위해


[track 9] - 이소라




태어난 이후의 모든 순간이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어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방향은 행복을 향해 있지만, 그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고독함과 비장함이 필요하다. 생일에 듣는 이 노래는, 행복을 향해 고독하게 또 1년을 살아낸 나에게 주는 칭찬과 앞으로 더 고생하라는 격려의 의미가 담겨있다.


동생은 생일 때마다 이 노래를 듣는 나를 보며, 청승맞게 무슨 그런 노래를 듣냐고 뭐라고 한다. 그래도 이게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어내는 방법이다. 좀 저속한 단어로는... 개썅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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