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에는 걸어서 등교를 했다. 학교 가는 길에 벚나무가 줄줄이 서 있었다. 봄이 오면 등굣길 하늘에 벚꽃이 가득해지고, 곧 하늘에서 벚꽃이 비처럼 떨어지는 시기가 온다.
바람만 살짝 불어도 발 밑에서 벚꽃이 소용돌이치는 길을 걷고 있으면, 뭔가 내가 카드캡터 체리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때에는 등교하는 짧은 시간, 자습하다 창 밖을 보는 그 잠깐에도 아름다운 순간을 잘 찾아냈다. 지금보다 더 변화 없는 일상을 살던 때인데, 참 대단하고 고마운 눈이다.
요즘은 왜 그 눈을 계속 감고 있었을까?
다시 눈 뜨고 일어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