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하는 사람이나 보고받는 사람이나... 생활에서 느낀 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보고를 하거나 받는 상황에 익숙할 것입니다. 하지만 회의에서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보고할 때, 종종 소통의 벽이 생기곤 합니다. 하급자는 “아시겠지만”, “지난번에 보고 드린 것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며 답답함을 느끼고, 상급자는 수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소화해야 하는 부담 속에서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말하고 싶지만 체면 때문에 침묵합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하급자의 입장 : 반복된 보고의 피로감
보고를 준비하는 하급자는 같은 내용을 몇 번째 설명하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현업에서 누구나 아는 세세한 사항을, 정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한 상급자가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 답답함은 배가 됩니다.
“도대체 왜 자꾸 보고하라는 건지”, “저 자리에 어떻게 올라가신 건지”라는 생각까지 들 수 있습니다. 이 피로감은 단순히 반복 설명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결 방안 : 상급자가 모든 정보를 기억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고, 보고를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보세요. 예를 들어, 회의 전 간결한 요약 자료를 공유하거나, 보고 시작 시 주요 포인트를 1~2 문장으로 정리해 상급자의 맥락 이해를 돕는 겁니다. 마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듯, 핵심만 간결히 전달한 뒤 필요시 자세히 설명하는 식으로요. 상급자가 “다 알겠다”라고 하면 간략히 넘어가고, 추가 설명을 요청하면 차분히 풀어서 이야기해 보세요.
상급자의 입장 : 정보 과부하의 부담
상급자도 쉽지 않습니다. 하루 30분 단위로 쉴 새 없이 보고를 받고, 넓은 범위의 정보를 짧은 시간에 파악해야 합니다. “이게 그거 같고, 저게 이거 같고”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일주일 전 보고 내용이 가물가물한데, 하급자가 “아시다시피”라며 시작하면 당황스럽죠. 솔직히 “모른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상급자로서 체면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부담은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는 의사결정과 회의 속에서 혼자 정리할 시간조차 없는 현실에서 옵니다.
해결 방안 :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솔직히 질문하는 용기를 내세요. "내가 어떻게 다 기억하나?" 이렇게 공격적으로 묻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을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처럼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겁니다. 또, 회의 전 하급자에게 간단한 서면 요약을 요청하거나, 회의 후 주요 내용을 기록해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정보 과부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보고하는 사람은 대부분 수첩을 준비하는데 보고 받는 상급자는 수첩도 없이 눈과 귀만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다들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실천
하급자와 상급자 모두 말 못 할 사정이 있습니다. 하급자는 반복 설명의 피로감을, 상급자는 정보 과부하의 부담을 안고 있죠. 하지만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소통의 벽은 낮아질 겁니다.
서로의 입장을 한 번 떠올리고, “이 사람은 지금 어떤 부담을 느끼고 있을까?” 생각하며 대화에 임해보면 좋겠습니다. 이 작은 실천 하나가 쌓이면, 보고는 더 명확해지고, 회의는 더 생산적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