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엄마는 왜 나를 보러 오지 않을까
다음 날 모모아빠가 모모의 염증수치가 높아서 뇌수막염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 뇌척수액 배양검사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
“호흡에만 문제 있는 거 아니었어?”
“... 호흡에 문제가 생기면서 다른 곳에 여기저기 같이 문제가 생겼나 봐...”
“아니, 팔찌에는 그 무슨 빈호흡 그거밖에 안 적혀 있던데??”
“그걸로 병원에 왔으니까... 팔찌에는 그렇게 적혀있겠지...”
“그래서 도대체 병명이 뭔데?”
“나도 몰라... 의사가 뭐라 뭐라 얘기하는데 정신없이 들었더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아니, 괜찮다며??”
나는 참지 못하고 짜증 섞인 물음을 내뱉었다.
“휴 그게... 아무튼 배양해서 결과는 4~5일 뒤에나 나온대...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냥 염증수치 때문에 해보는 걸 거야.”
혼잣말인지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인 건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이내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답답했다. 내가 병원에 가서 모모의 상태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설명도 내 귀로 직접 듣고 싶었다. 모모 아빠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나처럼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서, 모든 게 얼떨떨하고 빠르게 진행되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나마 모모아빠가 찍어서 보내준 영상 속의 모모는 어제보다는 호흡이 안정되어 보였다. 신생아중환자실은 오후 1시와 7시, 하루에 두 번 30분씩 부모 면회가 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오늘 오전에 소변줄을 제거했고 이제 걷기 연습에 들어갔다. 누워있다 몸을 일으키기 위해 배에서 모래주머니를 내릴 때면, 정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몸이 뒤틀리고 비명이 튀어나왔다. 훗배앓이인지 자궁이 수축되는 통증도 만만치 않았다. 일어서면 장기가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들어서 차고 있던 복대를 있는 힘껏 더 조여 매야했다. 하지만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누워있을 수만은 없었다. 빨리 걸어야 모모를 보러 갈 수 있다.
모모아빠가 저녁면회를 가기 전에 나에게 들렀다. 모모아빠에게 휴대폰을 달라고 해서 내 목소리를 녹음했다.
“모모야~ 엄마야. 우리 모모 치료 잘 받고 있어? 모모야, 엄마가 우리 모모 너무너무 보고 싶어. 엄마가 우리 모모 보러 갈게. 조금만 기다려줘. 잘 버텨주고 있어서 정말 고마워. 우리 모모 사랑해~”
눈물이 찔끔 났지만 꾹 참고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녹음했다.
“이거 모모한테 들려줘, 꼭. 알겠지? 그리고 사진이랑 영상 많이 찍어와.”
7시가 좀 넘어 모모아빠에게서 몇 개의 메시지와 사진이 왔다.
‘이것 봐. 모모 눈 감고 있었는데 엄마 목소리 듣고 눈 떴어!’
정말 사진 속의 모모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눈을 뜨고 있었다. 처음 보는 눈뜬 모습이었다.
우리 모모가 엄마 뱃속에서만 듣던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