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이 고비입니다

12 혼자 껴안은 슬픔

by Clair de Lune



잠시 후 모모 아빠가 모모의 사진을 보내주었다.


엄마 배 속에서 갓 나온 신생아는 빨갛고 울퉁불퉁하고 축축하다. 아기는 간호사의 품에 안겨 엄마에게 인사를 한 뒤 곧 신생아실로 가서 정성 담긴 손길로 깨끗이 씻겨진다. 가족들에게 첫인사를 할 때에는 약간의 붉은 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깨끗하고, 새하얀 속싸개에 칭칭 싸인 작은 누에고치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사진으로 처음 만나는 우리 모모는, 하얀 누에고치 속싸개 대신 알몸으로 병원 이름이 적힌 이불을 다리까지 덮고 있었고, 머리에는 앙증맞은 보라색 비니를 쓰고 있었다. 입과 코와 팔에는 호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오른쪽 가슴에는 가슴 반 만한 크기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모모의 투명한 침대 주변에는 커다란 모니터와, 모모의 몸에 달린 여러 개의 호스와 연결된 커다란 기계가 있었다.



‘아... 코랑 입에 연결된 호스는 호흡에 문제가 있어서 달아놓은 걸 거고... 팔에 달린 건 심전도 체크하는 기계랑, 영양 공급해주는 수액 같은 거겠지?’



상황을 이성적으로 보려고 했다. 아니, 내 아기가 잘 못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기에 모든 것을 괜찮다는 가정 하에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고 했다. 우리 모모는 단지 출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엄마처럼 체력이 떨어졌고 그래서 숨을 쉬기가 힘들었으며, 의사가 처치하는 과정 중에 약간의 사고가 생겼지만 잘 처치해서 지금은 무사한 상태다. 그러니까 나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 모모는 엄마 배 속에서도 항상 건강했고 출산 직전까지도 건강했으니까, 우리 모모는 반드시 회복해서 퇴원할 것이다.



나는 사진을 요리조리 확대해보며 진짜 손가락 발가락이 열 개씩 다 있는지 세어보고, 호스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얼굴을 이곳저곳 살피며 엄마 아빠 둘 중 누구를 닮았나 보았다. 옆 간이침대에 누워 역시 모모의 사진을 보고 있는 엄마의 등에선 끝없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아니, 괜찮다는데 도대체 뭐가 저리 걱정이신 거야.’


모모가 반드시 나을 거란 내 확신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한숨 소리에 나는 벽 쪽으로 몸을 돌렸다.


모모의 사진을 확대해서 보던 중 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에 희미하게 어떤 진단명 같은 게 보였다.


‘신생아일과성빈호흡'


얼른 검색창에 글자를 넣고 확인을 눌렀다.



‘신생아 일과성 빈호흡(비정상적으로 빠른 호흡)은 높은 호흡수 (분당 60회 이상)와 호흡 곤란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임신 34주 이후에 태어난 신생아의 생후 첫 2시간 내에 나타난다. 신생아 일과성 빈호흡은 일반적으로는 치료 없이 개선된다...’





나는 신생아일과성빈호흡을 설명하는 글과 함께, 같은 증상이 있었으나 곧 회복했다는 내용의 블로그 글들을 캡처해서 모모 아빠에게로 보냈다. 너무 늦은 밤이라 즉답을 기대하고 보낸 문자는 아니었으나 나처럼 역시나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었던지 모모 아빠에게서 곧 답장이 왔다.


'그래... 그런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그래도 우리 모모는 이겨낼거야. 늦었는데 어서 자.'



아니, 괜찮다잖아? 그런데 뭐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는 거야? 나는 모모 아빠의 말과 태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병원에서 모모 아빠에게 '오늘과 내일이 고비가 될 수도 있다' 한 것을.



'신생아일과성빈호흡'이란 진단명은 모모의 진단서를 꽉 채운 진단명 중 첫 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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