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진실을 알게 될 때

17 폐동맥고혈압

by Clair de Lune


‘폐동맥고혈압’



이 병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모모의 돌 무렵, 두 번째 MRI 검사를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였다. 입원실에 모모와 모모아빠를 두고 혼자 아이스크림을 사러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 입원병동이 있는 층의 버튼을 누르려다 우연히 '신생아 중환자실'이라고 표기된 버튼을 보았다. 가슴이 방망이질 쳤다.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나는 그 버튼을 꾹 눌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다행히 엘리베이터 안에도, 그 층에도 아무도 없었다. 신생아 중환자실 쪽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다른 자동문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나는 내 목에 걸린 보호자 방문증을 기계에 갖다 대었다. 드르륵... 그때처럼 문이 열렸다.


자동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 사이에 리모델링을 한 것인지 내 기억 속에 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색깔의 풍경이 펼쳐졌다. 신생아 중환자실 유리창을 가리는 시트지도 새로 붙인 것인지 테두리로 들여다볼 틈하나 없이 완벽하게 붙어있다.


지금이 언제인지 혼란스러웠다. 불투명한 창을 응시하던 눈을 거두고 시선을 나 자신에게로 옮겼다. 나는 연두색 가방 대신 아이스크림 두 개를 쥐고 '우리 아기'도 없는 그곳에 목적도 없이 서있었다. 그때로부터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저기 있던 '우리 아기'가 같은 건물 다른 층 입원실에 너무나도 멀쩡히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순간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게 떠올라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면회시간도 지난 저녁시간이라 여전히 오가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 잠시 대기실 의자에 앉았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었다. 내가 우리 모모와 처음 만난 이곳. 우리 모모가 살아난 이곳. 1년 전의 그날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때 들리던 그 규칙적인 기계음이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내가 이곳에 이처럼 애틋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모모가 살아난 덕분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리다 문득 벽 한쪽에 꽂혀 있는, 각종 병명에 대한 설명이 적힌 브로슈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중 하나에 시선이 꽂혔다.

"신생아 폐동맥 고혈압"


나는 걸어가 그 브로슈어를 집어 들었다. 그 제목 밑에는 웃는 아기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종이를 펼쳤다.



아기가 출생하여 태아에서 신생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폐혈관의 저항이 감소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상승되어 있음으로 인해 폐동맥압이 체동맥압과 같거나 더 높아 생겨나는 질환군을 일컫는 말입니다...(중략)

기계 환기 요법과 100% 산소 투여, NO 가스 투여 등을 통해 산소화와 호흡성 알칼리화를 유도하고, 알칼리 용액 주입을 통해 산혈증을 교정하기도 하며, 적절한 혈압 유지와 혈장량 유지를 위해 수액 및 약물 치료 등을 병행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집중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질환이며, 생존아에서도 만성 폐질환이나 신경학적 후유증, 난청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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