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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놀자 Nov 06. 2018

물고기, 크로켓




물고기

그해 여름, 우리의 얼굴은 바다에서 튀어 오른 물방울로 자주 젖었다.


바람이 우리를 그늘지게 하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게 하고 사선으로 걷게 할 때, 푸른 도자기 접시가 데워지고, 우리는 식탁에 앉아 함께 저녁을 먹었다.




크로켓

부드럽게 삶아 으깬 감자를 마요네즈와 버무린 다음, 소고기와 감자, 양파와 당근을 작게 썰어 동그랗게 손으로 빚은 크로켓 반죽을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를 묻혀 맑은 기름에 튀겨낸다. 크로켓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맥주이고 맥주는 여름의 술이다. 지금은 자정이 십오 분 지난 시간. 더없이 맛없을 수 없는 맥주를 마시고 있지만 뜨거운 크로켓을 곁들이니 맥주의 맛도 나쁘지 않다. 맥주가 맛있고 마리화나를 태울 수 있고 미남이 많은 나라에 살고 싶군. 미남이 말아주는 마리화나를 피우며 맥주를 마시면 더 좋겠지. 오렌지 껍질과 고수, 시트러스 향이 나는 에일 맥주. 달은 이지러지고 블루문, 여름밤 우리 곁에는 바다와 바람과 맥주가 있었다.


(밤의 발코니, 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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