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 느끼는 감정과 불행을
글로 곧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그 능력을 잃은 것 같다.
어떤 글도 내 감정의 일부만 표현할 뿐이라서
누구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글을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간격이 자꾸만 벌어지고
그 사이에서 오해는 쌓인다.
내가 쓰는 아픔들이 당신에게 가닿을 때 혹여 상처를 줄까봐 꾸준히 검열한다.
말도 마찬가지다.
애정을 다해 한 내 말이 당신에게 부담을 주었나 싶어 자꾸만 돌아본다.
가장 힘든 건 아픈 당사자니까,
내가 아무리 당신을 사랑한다 해도 대신 아파줄 수는 없으니까,
힘내라는 말도 아끼고 아낀다.
그럼에도 당신에게는 부담이 느껴졌을까.
오늘 새벽에는 쿵 소리가 났다.
화장실에 가다가 다리가 풀려 넘어진 당신을 보았다.
방사선 부작용이다.
그 상황에서도 당신은 나를 부르지 않고 묵묵히 누워 떨고 있었다.
그 모습에 마음이 무너졌다.
‘왜 나를 부르지 않았냐.’
나도 모르게 물음에 원망이 섞였다.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를 일으켜 세우고, 볼일을 볼 수 있도록 부축했다.
어두운 방 안 이불 안으로 돌아온 우리는 서로를 껴안아주었다.
당신은 따뜻했고, 조금 떨고 있었다.
당신은 내게 짐을 지울까 두려워하고,
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속상해한다.
우리의 간극은 우주 만큼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