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파는 법>
yes24 온라인 서점 MD가 직접 이야기하는, 온라인 서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일과를 담은 책. 제목이 “책 파는 법”이지만 제목과 같은 실용적인 팁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부제인 “온라인 서점에서 뭐든 다하는 사람의 기쁨과 슬픔”이 좀더 책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다. 출판 밥을 몇 년 먹었다면 온라인서점 MD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얻기보다는 이미 알던 내용을 정리하는 정도라고 봐야 될 것 같다. 온라인서점 MD 역시 편집자와 마찬가지로 책을 홍보하기 위해 뭐든 다하고, 그러다 보면 정체성에 의심이 온다, 는 친밀감을 얻었다. 책 내용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단락은 다음과 같다.
“생각해보면 프로모션은 팔리지 않는 책을 갑자기 1~2천 부 팔리게 하는 치트키 같은 것이 절대 아니다. 그냥 두면 2천 부 정도 팔릴 책을 좀 더 알리면 1천 부 정도 더 팔 수 있겠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본질이다.”
《책 파는 법》, 23쪽.
책 출간할 때마다 소소한 굿즈와 프로모션을 이벤트로 붙여 내보내면서도 왠지 모를 회의감이 들었는데, 이게 거대한 효과를 불러오지 않는다는 실망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저 ‘2천 부 팔릴 책 1천 부 더 팔리게 만드려는 노력’이라 생각하면 심적 부담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고.
유유 출판사는 연구해볼 만한 회사다. 1. 출판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 2. ‘~하는 법’, ‘공부법’ 등 실용적인 코드를 포함시킨 책을 출판사의 정체성으로 잡고 가는 출판사인데, 이 문법이 시장에서 곧잘 통하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출판계 사람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책 파는 법을 알려준다고 하니 출판계 사람들이 한 권씩 집어들지 않았으려나. 실제로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2021년도 되었으니 회사 내에서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한 스케치를 하자’는 제안에 제일 처음 언급된 책이 이 책이었다. 책 파는 법 좀 배우고 싶다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간절한 욕망이 담겨 있다는 반증 아닌가 싶다.
이와 더불어 유유의 ‘~하는 법’ 시리즈가 평타 이상 작용하는 이유는 그만큼 한 권 안에서 원하는 정보만 캐치해 빠르게 습득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고 싶어 하는 독자가 늘어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추측은 이쯤에서 하고, 누가 연구 좀 해서 알려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