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아!
나는 INFJ다.
처음 MBTI를 했을 때 전율이 일 정도로 놀랐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고심하던 때였는데 ‘한마디’로 요약이 됐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과 헌신’
지극히 사람 중심적이며 사람 지향적인 마음과 행동을 보이고 사람의 존재와 의미에 대하여 큰 가치를 부여한다. 그 내용이나 과정은 아무나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적이다.
- <MBTI 다시보기> 중
일상, 종교, 조직 내에서 모든 걸 ‘사람’ 위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나에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게 가족과 친구여서 더욱 혼란스러웠었다.
‘잘못 살고 있는 건가? 좀 더 현실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나?’
딴 세상에서 온 사람 취급을 받을 때마다 지금의 나를 버리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외딴섬에 버려진 기분이었기에 겨우 성격유형을 나누는 기준일 뿐인 MBTI임에도 큰 위로가 됐다.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있긴 하구나...’
존재의 의미가 글 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기에 글은 잘 안 써지고 공모전에도 계속 떨어지자 삶의 의욕을 잃고 동굴에 처박혀 끊임없이 스스로를 괴롭혔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글을 쓸 때 조언과 격려를 해주던 지인과 통화를 했다.
“괜찮아!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아!”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사람, 더 글 잘 쓰는 사람이 되지 못하는 내가 밉고 바보 같고 용서가 안 되어 자학을 하고 있는 모습까지도 괜찮다며 위로해 주는데 그만 통화를 하고 있다는 것도 잊고 펑펑 울었다. 한참을 우는 내게 그가 해준 말은 ‘괜찮다!’가 전부였다.
괜찮다는 말이 그렇게 괜찮은 말인 줄 몰랐는데 그 말 한마디로 정말 괜찮아졌다.
브런치 작가이며 심리학 박사인 노박사 레오님은 INFJ에게 조언이나 개선점을 제시해줄 말이 없다며 ‘살던 대로 그리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라고 했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한 내가 못나 보인다.
하지만...
지인과 박사님의 말처럼 살던 대로 살면 되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괜찮은 거다'. 물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을 때마다 괜찮아질 생각이다. 지금처럼 살아도 충분히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