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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봄 Jan 20. 2022

22학번 (중고)새내기입니다!

세 번째 대학생이 된 소감

처음 대학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던 때의 떨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수화기 너머로 듣는 거라 나만 들리는데 왜 굳이 외진 곳을 찾아갔는지 모르겠다) 손이 떨려 잘 눌리지도 않는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 ‘합격’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던 그때! 합격을 알리는 메시지를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해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던 그 마음!


20년 전 그렇게 국문학도가 되었다.


10년 후, 지금의 회사에 다니던 때에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학과에 등록했다. 퇴근 후에 온라인 수업을 듣고, 리포트를 작성하느라 인생 최대로 바쁜 시기를 보냈었다.

퇴사 후 사회복지 현장실습을 위해 자원봉사센터에서 두 달을 근무했는데, 슈퍼바이저(사회복지기관에서 실습생을 케어하는 담당 사회복지사)가 다양한 의견과 소감으로 꽉 찬 일지를 보며 글을 잘 쓰는 게 사회복지사에겐 플러스 요인이라며 최종 점수로 A+를 줬다. 사회복지사는 언젠가 꼭 발을 들이고 싶은 직업군이다.


10년 전 그렇게 사회복지학도가 되었다.


또 10년 후, 다시 회사원이 된 지금 사이버대학교의 상담심리학과에 지원했고 어제 합격 통보를 받았다.  미달일 줄 알았는데 그래도 1.4 : 1이라는 경쟁률을 뚫었다고 하니 내심 기분이 좋다. 심리학은 처음 대학 지원할 때 제 2지망으로 넣었던 학과였는데 드디어 발을 들이게 됐다.


배움에 끝이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엔 조금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나이가 들며 확실히 입력이 더디다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막내인 나에게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나이’라며 늘 격려를 해주지만 마음 따로 몸 따로인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시도는 해보자는 마음에 등록을 했고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지금 이렇게 심리학도가 되었다. 


아마 10년 전처럼 바쁘게 살게 될 것이고, 5만원 보증금을 넣은 동네 대학 도서관을 드나드는 횟수가 잦아질 것이고, 심리학을 배우는 이유를 되뇌며 진짜 사람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


대학에 지원하며 제출했던 학업계획서에 심리학을 배우려는 이유가 일부 들어있다. 아직 배운 게 없어 표현에 한계가 있었지만 공부를 시작하기 전 각오를 다진다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사진 : 새내기처럼 보이려고 20대로 필터링했더니 모르는 사람이 됐네요ㅎ 사진에서 저와 닮은 부분은 보조개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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