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은 두 개
조금 쑥스러워도, 얘들아! 안녕? 글로 만나지만 친구들이 앞에 있다고 마음으로 그리면서 말할게. 그러면 나도 너희들도 더 편안하고 즐거울 테니까. 내 이름은 노아야. 나는 이름이 두 개 있어. 한국 이름은 ‘박노아’, 미국 이름은 ‘노아 밴 브랭큰(Noah Van Vrancken)’이야. ‘노아’라는 이름은 엄마가 중학생일 때 학교에서 숙제로 만들었대.
숙제: 훗날 엄마가 되어 아들, 딸 이름을 짓는다면 어떤 이름을 짓겠습니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별 희한한 숙제가 다 있다고 생각했지만 급 안심했지. 만일 엄마가 내 이름을 크리스토퍼(Christopher), 리처드 (Richard), 알렉산더(Alexander) 등으로 지었더라면? 한국 가족들 누구나 내 이름을 발음하느라 혀가 아팠을 것을 상상하니 식은땀이 나더라고. 중학생 엄마의 선택은 탁월했지 뭐야!
난 여덟 살이야. 한국 나이로는 9살이고. 왜 나이가 다르냐고? 사실 나도 처음에는 무척 헷갈렸어. ‘어떻게 나이가 다를 수 있어?’하고 생각했지. 그런데 생각보다 간단해. 한국에서는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 있는 시간도 나이를 먹는 것으로 계산해. 하지만 미국에서는 태어나면 무조건 빵 살이지! 일 년을 열심히 살아야 겨우 한 살을 먹을 수 있어. 서로 다른 문화가 신기하지? 그래서 난 한국에 갈 때마다 내 한국 나이를 반복해서 생각해야 돼.
“꼬마야, 넌 몇 살이야?”
한국 사람들은 나를 보면 나이를 많이 물어보는데 실수하면 안 되니까. 어쨌든 떡국 없이 비행기를 20시간만 타면 순식간에 한 살을 더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야. 반대로 훗날 미국에 오면 나이 한 살 빼고 말하는 것 잊지 마!
맞아. 내가 사는 곳은 미국이야. 커다란 미국 지도를 펼치면 가운데쯤 미주리(Missouri)라는 주(State)가 있고, 미주리 안에서도 세인트루이스(Saint Louis)라는 도시에 살아. 우리 동네 이름은 크리스털 레이크 파크(Crystal Lake Park)야. 크리스털 호수 공원이라니, 이름이 참 예쁘지? 이름처럼 반짝이는 물이 아름다운 작은 호수도 있고 꽃과 나무도 울창한 아름다운 곳이야. 숲이 울창해서 토끼랑 다람쥐, 라쿤, 사슴도 살아. 비록 엄마는 봄마다 빽빽한 숲에서 날리는 초록 가루에 지긋지긋한 알러지를 겪어야 하지만 말이야.
나는 미국 달라스(Dallas)에서 태어났어. 2년 넘게 살았다는데 기억은 하나도 없어. 이후 엄마의 고향인 서울(Seoul)에서 일 년, 아빠의 고향인 뉴올리언스(New Orleans)로 돌아와서 살다가 지금은 이곳 세인트루이스에 이사 온 지 3년이 넘었어. 엄마, 아빠는 내가 대학에 갈 때까지 이곳에 살 거라고 하니까 나는 아마도 제법 긴 시간을 이 도시에서 보내게 될 것 같아. 세인트루이스는 이제 공식적으로 내 고향이지만 사실 내 마음속 진정한 고향은 오직 두 곳뿐이야.
서울과 뉴올리언스
두 도시에는 아름다운 강이 반짝반짝 눈부시게 흐르고 있어. 한강과 미시시피강(Mississippi River)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도 흘러. 나에게는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곳, 노아답게 살았던 곳이거든. 마치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그곳을 잘 알았던 것처럼 나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야. 그러니 고향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거야.
유치원 첫날, 1학년, 2학년 그리고 3학년의 첫날. 첫날이 되면 꼭 자기소개를 하잖아? 나는 내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항상 내가 가진 특별한 두 개의 이름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나의 고향 서울과 뉴올리언스를 말하고 가족들과 친구들,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신나게 떠들지. 그러면 나를 보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눈이 동그랗게 커져. 누군가를 처음 만나고 알아가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기 때문일 거야.
이제부터 나, 바로 '노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나의 즐거움과 행복, 계획과 꿈에 대해서 말이야. 모든 것이 하나, 둘 더해져 노아가 될 거야. 노아를 만들어가는 그 길의 끝에는 내가 간절하게 바라는 꿈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