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기로 했다

버티는 법이 아니라, 오래가는 법을 배우고 나서

by 김현규 Sean

돌이켜보면

나는 오랫동안 같은 방식으로 일해왔다.


문제가 생기면

내가 먼저 나섰고,

결정이 필요하면

내가 더 오래 고민했고,

누군가 망설일 때는

내가 한 발 더 들어갔다.


그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오히려 그 덕분에

많은 일들이 굴러갔고,

많은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오래

그 방식을 고수해 왔다.


책임을 짊어지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모든 책임을 끌어안는 방식이

항상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건 아니라는 걸.


누군가는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누군가는 판단을 미루게 되며,

결국 몇 사람에게만 무게가 쌓이게 된다.


그동안 나는

그 무게를 감당하는 쪽에 서 있었다.


자발적으로,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감사는 남기고, 방식은 바꾸기로 했다


이제 와서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시간 덕분에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사람과 조직을 바라보는 눈도

훨씬 깊어졌다.


그래서 나는

그 경험 자체에 대해서는

분명히 감사하고 있다.


다만,

같은 방식으로 계속 일하지 않기로 했을 뿐이다.


이제는 ‘대신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의 나는

대신 책임져주는 사람이 아니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쪽에 더 가깝고 싶다.


대신 버텨주는 사람이 아니라,

버티지 않아도 되는 흐름을 설계하는 쪽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싶다.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를 찾는 조직이 아니라,

문제가 커지기 전에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조직.


그 방향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 중요해졌다.


일은 잘 돌아가는데, 사람이 지치지 않게


그동안 나는

‘일이 돌아가는 것’에 집중해 왔다.


이제는

‘사람이 지치지 않는 방식으로

일이 돌아가게 하는 것’을 더 고민하고 싶다.


그 차이는 아주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든다.


이건 단절이 아니라, 조정이다


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그동안의 나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충분히 통과했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건 단절이 아니라

조정에 가깝다.


더 오래 일하기 위한,

더 건강하게 책임지기 위한 조정.


마무리하며


나는 이제

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을 존중하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만큼은

놓지 않을 생각이다.


방식은 바뀌었지만,

기준은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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