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chovy Nov 14. 2019

83. 네가 수시 1차에 불합격한 이유

잘 읽어봐. 네 얘기니까

수시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이라면 면접 시 본인이 어떤 면이 부족했는지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학교 면접에서는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 될 것이다. 그런데 면접에 기회도 얻지 못한 1차 불합격자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금 그 이유를 알려주려고 한다. 돈 쓰고 마음 상하지 않게, 붙을 수 있는 대학에 진학했으면 하는 선생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첫째, 너는 고교등급제를 무시했다.

고교 간 서열이 없다지만 왜 합격생의 비율은 영재고, 과학고, 외고가 높을까? 이 학교들은 다양한 교내 활동 덕분으로 생기부가 빵빵하게 채워져 있다. 슬쩍 읽어봐도 얼마나 열심히 학교 생활을 했는지 알아볼 만큼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칭찬 글이 빽빽하다. 같은 등급이라면 그런 학교 출신을 뽑는 게 당연하다. 심한 경우 영재고 6등급은 붙어도 일반고 2등급은 떨어질 수 있다. 학교 이름을 가려도 생기부만 읽어도 뻔히 어떤 학교인지 알 수 있다.


둘째, 너무 상향 지원했다.

네 실력은 염두하지 않고 운에 맞긴체 수준 높은 학교를 지원한 너! 루저다! 입시를 운에 맞기 다니. 입시는 로또가 아니다. 철저하게 분석하고 네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했어야지, 너보다 낮은 성적으로 좋은 학교 갔다는 애가 있다면 그 아이는 너보다 주요 과목 성적이 좋을 것이다. 혹은 스펙이 지원전공에 맞게 준비되어 있겠지. 남이 됐다고 너도 되는 건 아니다.


셋째, 자소서의 특색이 없었다.

사실 성적이 좋으면 자소서를 개떡 같이 써도 붙더라. 실제로 내 학생 중에도 글자 수도 안 맞췄는데 붙은 애가 있다. 근데 어중간한 내신이라면 자소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어디 컨설팅에서 써준 나열식 자소서나 화려한 문장만 쓰고 알맹이는 없는 자소서를 좋다고 접수시켰으니... 돈을 공중에 날려버린 거다. 나중에 후회해봐야 소용은 없다.


넷째, 운이 나빴다.

가끔 경쟁률이 너무 높아져서 작년에는 충분히 1차 통과할 수 있던 학생이 떨어지기도 한다. 정말 운이 나빴던 거다. 입시라는 게 변수가 너무도 많으니 예측에 딱 맞을 수는 없다. 이건 진짜 어쩔 수 없는 경우. 가슴 아픈 변수이다.


수시 1차에 불합격한 너.

인생은 어찌 될지 모른다. 너에겐 이 늙은 선생은 돈으로도 못 사는 젊음이 있다. 지금이 끝이 아니니 절대 좌절하지 마. 새로운 도전을 위해 파이팅 하자.

아자 아자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82. 수능 샤프 바뀌니 불안하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