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취소가 많다 보니 TV로 재방송을 볼 기회가 종종 생긴다. 무심코 채널을 돌리던 중, ‘아이콘택트’라는 프로그램에서 박기량과 롯데 자이언츠 팀원들이 눈 맞춤을 하기 위해 함께 출연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치어리더로 왜 그렇게 유명한지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박기량 씨는 맏언니임에도 연습 때도 미리 와서 팀원들을 기다렸고, 정시에 온 팀원들에게도 "너희가 늦게 오는 거야"라며 엄하게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열정과 노력, 자기 관리를 강조하는 모습이었는데 팀원들 입장에서는
"언니는 항상 바쁜 사람이다. 그걸 우리 팀원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런 사람에게 우리가 힘들다고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냐. 절대 못한다. 이 정도 힘듦 가지고 언니한테 힘들다고 할 수 없다. 이건 언니한테 힘들게 아닐 테니까, 분명히. 그러니까 우리끼리만 소통을 하게 되고 우리끼리 얘기하는 게 어떻게 보면 소통하는 게 편해진 거다"
라는 박기량은 꼰대라는 거였다.
사실 시청을 하며 뭐 저런 이상한 사람들이 있나 싶었다. 자기 관리도 소홀, 노력도 적당히. 진짜 열정이라고는 단 한 톨도 없어 보이는 한심한 사람들. 그러면서 지적하는 리더에게 반감을 가지다니. 저러니 발전이 없지!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화면 속 저 아가씨들은 고작 20대인데, 나는 저 나이에 저들만큼이나 노력은 했었나 하는 반성이 들었다. 그래, 나도 저 나이 때 누가 나를 지적하면 왜 나이 들어 참견질이냐며 속으로 욕을 했었지. 근데 40대가 되고 보니 미숙했던 나를 잊은 체 아직은 인생을 덜 배운 이들을 혼내고 싶어 했다니. 진짜 어이가 없는 꼰대였다.
그럼 나는 어떤 40대 어른이 되어야 할까? 최소한
나보다 어리다고 해서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지는 말아야겠지. 무조건 내 말이 진리는 아니니까. 내가 하는 말이 꼰대 짓이 아닌 진짜 조언으로 들리게 하려면 내 평소의 행실도 중요하리라고 본다. 20대 초보 선생님이 실수를 하면 혼내기보다는 좋은 방법을 조언해주고 잘한 부분을 양껏 칭찬할 줄 아는 융통성 있는 선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초보 선생님도 나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존중해줄 줄 아는 것. 그게 필요할 것 같다.
세상에 모든 꼰대들이여. 부디 나이 부심만 부리지 말고 멋진 선배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