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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hovy Mar 31. 2020

94. 3년 전 그만둔 학원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최근 또 다른 대학생은 3년 전 다니던 학원 근처에서 자신의 이름을 기입한 합격자 플래카드를 봤다. 그는 “어떻게 내 합격 소식을 알았는지도 궁금하지만, 동의도 없이 몇 년 간 학원 홍보를 위해 내 신상정보를 이용했다는 점이 괘씸하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곳이라 그만뒀는데, 그 광고를 보고 혹시 피해자라도 생길까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우연히 읽게 된 기사 글을 보니 얼마 전 있었던 한 사건이 생각났다. 현재 고 2 재학 중인 학생 하나가 자기 학원에 붙은 플래카드를 본 후 내게 질문을 했다.


ㅎㅇㄹ 언니, 저희 학원 다녔어요? 원장 선생님이 그 언니 얘기하고 자기가 합격시킨 거라고 얘기하는데 아니죠?


이 학원이 무슨 학원이냐 하면 동네에서 영어 수학 미술을 가르치는 특이한 조합에 학원이다. ㅎㅇㄹ라는 학생은 중학교 시절, 아주 잠깐 미술을 배우다 말았는데 이 학생 자소서 써 준 것처럼, 생기부 관리를 해서 명문대에 합격한 것처럼 홍보에 활용한 것이다. 더군다나 미대 진학한 학생도 아니고 내신성적이 우수해서 수시 합격한 학생을 본인이 만들어낸 작품인 양 광고하다니.


사실 이런 경우가 상상, 그 이상으로 비일비재하다. 자기 학원에 단 1개월만 다녔어도 그 학생의 합격을 학원의 성과인 양 홍보하는 대형학원은 부지기수이다. 영재고, 자사고 등을 홍보하는 입시 설명회에서도 내가 가르쳤던 학생의 생기부 자료로 보여주며 이런 아이도 합격시켰다며 자랑하는 것도 보았다. 이 학생은 그 학원에서 자소서 코칭 수업만 4회 들었을 뿐이데 이런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함부로 생기부를 학원에 제출한 학생과 학부모의 경솔함도 문제지만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도 없이 노출한 것은 범죄에 가깝다. (물론 이름 같은 신상정보는 공개된 게 아니지만 그 성적에 명문 외고를 간 학생은 그 중학교에서 그 학생 하나였기에 나는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이다. )


돈에 죽고 돈에 사는 학원이겠지만 이건 참... 학생을 철저히 본인들의 돈벌이로 보는 그들을 보니 어른으로써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홍보를 하고 싶으면 본인에게 동의를 구하고 최소 1년 이상은 다닌 학생의 자료를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본인들 능력 자랑하려고 실적을 뻥튀기하는 선생과 학원 관계자들은 교육자가 아닌 이윤 확보에만 철저한 장사꾼에 불과할 것이다.


제발 지각이 있는 어른이 됩시다.

남에 정보나 팔지 말고요.

당신들 그거 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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