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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나랙(잡초)

by anchovy

해사한 꽃봉오리
한껏 올려보아도
어여쁜 이름 불리지 못하는 것

고운 이름 제쳐두고
소잡하다 불리는
서글픈 내 이름은 잡나랙

소낙비 흠씬 맞고 나면
내 키는 한 뼘 더
내 잎은 싱그러움 한가득

발자국에 힘껏 짓밟혀도
아이 손에 가지 꺾여도

이내 뽀얀 얼굴 올려 보이며
무럭무럭 자라는
행복한 내 이름은 잡나랙

고난이 나를 향기롭게 키우고
역경이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꿋꿋한 내 이름은 잡나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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