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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hovy Jul 24. 2020

123. 이번 모의고사는 그냥 안 보려고요.

7월 22일 수요일.

7월 모의고사가 실시됐다. 모의고사가 끝난 후 예상 등급컷을 보면 이번 시험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대충은 알게 되는데 이번 시험 결과는 좀 예상 밖의 결과였다. 6월이나 9월 모의고사보다는 원래 어렵게 출제되는 편인 7월 모의고사니 점수가 높을 것이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난이도가 평소보다 하향임에도 이렇게 낮은 성적이 나오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6월, 9월에 보는 고사는 모의평가, 7월에 보는 것을 보통 학력평가라고 하는데 학평은 모평과 달리 수능 출제경향을 엿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출제 기조를 엿볼 수 있는 6월/9월 모평과 달리 교육청 주관 학평은 수능 출제 기조와 무관한 출제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평은 시험 형태가 수능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시험 연습 같은 의미인 경우가 많다는 말씀.


더군다나 이번 모의고사는 마지막 내신이나 마찬가지인 기말 직전이다 보니 고 3들이 모의고사에 집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내 주변에서도 수시로 대학을 간다는 녀석은 이번 모의고사는 아예 보지 않겠다는 말을 하며 병결 처리를 하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의고사 날에는 병결처리가 안 되는 건지 시험은 치르고 왔고 대충 보고 온 시험의 결과는 진짜 처참했다. 코로나로 인해 시험 날짜가 밀리다 보니 아이들도 학교도 제대로 된 대학 진학 준비가 진행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한 가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모의고사는 평소 쌓아온 실력으로 치르는 것이지 시험 전에 벼락치기로 공부한다고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과학의 경우, 대부분 학교에서 수능형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있고 내신과 수능 대비로 별개로 둔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는 거다. 결국 마음가짐에 문제라는 것. 불안감이 고 3을 압박하고 이 어두컴컴하고 막막한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또 다른 핑계를 찾게 되는 이런 시험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나도 겪었던 일.

19살에 나는 뭐 멘털이 단단했겠어.

쿠쿠다스보다 더 바사삭했을 것이다.

결국 어린 청춘들에게 다그치고 왜 그 모양이냐 꼰대질을 해 봤자 소용이 없다. 그들에게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주변의 부모, 선생과 같은 어른들. 우리 어른들이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가 시시각각 바뀌는 입시에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어른이 되기를 바라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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