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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hovy Jul 27. 2020

124. 일은 찾아서 하는 거야.

사회 초년생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지

몇 달 전부터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하나 있다. 베트남 현지의 여러 가지 볼거리,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채널인데 거기 출연하는 베트남 여성분이 어찌나 귀여운지 막내 동생 삼고 싶을 정도로(생각해보니 대학생 때 아이를 낳았으면 내 딸이라고 해도 될 정도네!) 우쭈쭈 하며 챙겨보고 있다.


순수하고 솔직한 젊은이의 모습을 열열이 응원하던 마음으로 보던 중, 누군가의 꼰대스러운 발언에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귀여워하는 베트남 어린 아가씨(적당한 호칭을 못 찾아 이렇게 씀)가 최근 본인의 출연분이 줄어들고 별 다른 업무 없이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왠지 미안하고 눈치가 보인다는 마음을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나도 20대의  미성숙하고 요령 없던 못난이 시기가 있었으니 그 솔직함이 안쓰럽고 좀 더 잘하고 싶어 하는 그 욕심이 대견했다. 그런데 한국인 출연자이자 이 채널에 여자 공동 대표가 툭 던진 말...


일은 찾아서 하는 거야.

노력 없이 되는 건 없어. 언니도 고생해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


그래, 일을 찾아서 하면 좋지.

그런데 말이야 나도 겪어봐서 알지만 일도 업무에 대한 시야가 넓어져야 당장 뭘 해야 할지 보이기 시작한다. 일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쉽게 터득할 능력인지 모르지만 사회 초년생들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많은 실수와 실패가 좋은 성과를 만드는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기성세대들이 말한다.


나 때는 말이야~


우리 같은 중장년 시대에나 통했을 얘기를 하며 노력이 부족하다, 스스로 해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며 비난한다. 물론 남이 떠 먹여주는 것만 먹으려는 무임승차자들이라면 비난받고 내쳐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배로써, 상사로써 뭔가 가르쳐 주고 이끌어 준 적도 없으면서 스스로 찾아보라는 무책임한 발언에는 화가 난다. 본인의 생고생을 너도 한 번 경험해봐야 한다는 놀부 심보인지 그냥 부딪혀보라는,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게 없다는 꼰대의 발언은 인생 선배로써 책임감 없는 발언이라고 본다.


대학원 시절 끌어주지 않는 선배로 인해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12세 아동복도 맞던 시절에도 나는 내가 모자라서, 뭔가 잘못한 줄 알고 자책만 했다. 학원에 입성해서도 초짜를 견제하는 선배들 때문에 눈물만 질질 짜고 요령 없이 열심히만 했다. 후배를 위해 손 내밀어주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 그것이 선배의 몫이라는 것을 내 선배들에게는 배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선배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되었고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누군가의 선배가 되실 당신!

후배에게 충고보다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어떨까요? 미숙했던 꼬꼬마 후배 시절을 추억하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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