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학원강사도 스승이냐?

by anchovy

어제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이었다. 일부 학교에선 휴교령이 내려질 정도로 김영란법으로 인해 다소 삭막한 분위기지만 사교육에서 일하는 나는 그런 법적 제재에서 자유롭다. 그러기에 며칠 전과 어제,오늘 직접 선물을 주신 분도 있고 카카오톡으로 상품권을 보내 주신 분도 있다. 이런 감사함의 표현이 황송하고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무턱대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여러 가지 잡념이 머릿 속에 머물다 보니 생각은 우려와 근심을 만들기 때문이다.


초창기 강사를 시작하고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았던 건 사실이다. 공짜로, 나를 위해 준다는데 왜 안 좋겠어? ^^

하지만 점점 선물이 주는 무게감이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과연 이런 걸 받을만큼 잘한걸까? 그만한 자격이 있는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사교육 선생이고 그게 의무다보니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격이 떨어지는 인간이라 스스로 평가한다.


내가 대학에서 교직이수를 하고도 임용고사를 보지 않은 이유도 공교육 선생은 인성과 덕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사립고등학교에서 물리선생님 제의가 들어왔을 때 정중히 사양한 이유도 지극히 이기적이고 물욕적인 내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정성과 마음을 담은 선물을 주실 때면 속으로 좋아하고 있는 내 스스로가 속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스승이고 싶지 않다. 그냥 학생들에게 불연듯 생각날 좋은 인생 선배이고 싶다. 물론 좋은 인생 선배가 되는 것도 힘들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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