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학원에서 XX보는 미친X

이게 실화냐?

by anchovy

학원은 하루 중 몇 시간 안 되는 강사의 공강시간을 아까워 한다. 내가 돈을 주는데 감히 놀아? 이런 느낌이랄까... 여튼 공강 시간은 어김 없이 뭔가 일을 하게 만든다. 그런 일 중 하나가 다른 과목 테스트나 자율학습 감독을 하는 것인데 그 때 발생했던 어처구니 없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 당시 내 담당 반도 아니었고 담당 과목도 아닌, 영단어 테스트 감독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50개 단어의 시험을 모두 마친 남학생 하나가 시험지 제출하고 인강을 보겠다고 했다. 시험지를 슬쩍 보니 답지에 빈 곳도 없는데다 꽤 많이 남은 테스트 시간을 허비하느니 공부시키는 게 낫겠다 싶어 인강보는 걸 허락했다.


스마트탭을 꺼내 이어폰을 귀에 끼고 기계를 조작하는 가 싶더니 화면이 뚫어져라 눈을 떼지 못하기에 그 녀석 참 집중력도 좋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히죽히죽 웃는가 싶더니 몸을 비비꼬기까지 했다. 주변에 앉은 학생들도 키득거리는데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그 탭 좀 갖고 나와볼래?"

학생-"왜요? 저 공부중인데요."

나-"근데 왜 계속 실실거리니?"

학생-"공부가 재밌어서요."


도저히 안 되겠다싶어 그 학생 자리로 갔더니 황급히 화면을 꺼버리는 것이었다. 스마트탭에 화면을 켜고 재생하고 있던 화면을 보려했지만 잠금설정이 되어있어 도저히 확인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어린 녀석에 농락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스마트탭을 함부로 압수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평소 알던 녀석이 아니니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제자리로 돌아갔고 그 녀석은 다시 이어폰을 귀에 꼽고 영상에 집중했다. 녀석이 넋을 놓고 집중한 사이 이어폰 단자에서 이어폰을 확 뽑았더니, 세상에.

이런 상똘아이 자식.

학원에서 야동을 보고 있던 것이었다. 이어폰을 뽑아버리니 영상은 일시정지된 상태여서 소리가 재생되지 않았지만 화면 속에선 살구빛깔 가득한 아주 대단한 모습이었다. 녀석은 당황했고 나는 황당했다. 살다살다 학원에서 야동보는 녀석은 처음이었다.


이 녀석에 담임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리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공부를 잘해 그냥 넘어가주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남학생이다보니 당연히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거였다. 볼 수 있지? 여긴 민주주의 국가인데? 근데 교육시설에서 유해영상 보는 걸 허용한 담임 선생이 어른으로써의 자격이 있는건지의문이 들었다.


결국 같은 반 여학생의 컴플레인으로 인해 이 사건은 크게 번졌고 남학생이 퇴원조치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물론 나는 오지랖 떨어서 멀쩡한 남학생 변태만든 예민보스로 욕을 먹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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