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었던 기억이었는데...
오늘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 나눠주시는 분을 보다가 문득 중학교 앞에서 학원 홍보 전단지를 돌리던 추억(?)이 떠올랐다.
보통, 학원에서 학원강사에게 직접 전단지를 돌리라고 시키는 일은 없다. 아니 없어야 하지! 그런데 왜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게 됐을까? 그것도 평소보다 빨리 출근해서?
이 사건에 발단은 학원에서 고용했던 전단지 알바가 전단지를 뭉텅이로 버린 것에서 시작되었다. 학교 앞 하교 시간, 투명 파일에 넣어 한 장씩 나눠주라고 알바를 쓰게 됐는데 글쎄 이 분이 전단지 몇 백 장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신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그 쓰레기통이 사유지에 있는 것이었고 그 쓰레기통 주인께선 학원에 친히 전화를 하셔서 왜 학원 쓰레기를 우리 집에 버리냐고 항의를 하셨다고 한다.
원장은 정말 황당했을 것이다. 피 같은 돈으로 만든 이 귀한 전단지를 버려? 이걸 뿌려서 원생이 늘어날 상상을 하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을 텐데.
여하튼 이런 이유로 학원강사들이 총출동하여 전단지 나눠주기가 시작되었다. 물론 전단지를 나눠주기 전 날에는 전단지를 투명 파일에 넣는 일을 해야 했고 그 덕분에 퇴근이 늦어지는 놀라운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 ㅜㅜ 난 불만이 가득 차서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냐고 원장에게 항의했지만 정말 단 한 명의 동료 강사도 호응해주지 않았다. 그냥 하라는 데로 하자는 태도랄까? 잠깐 쪽 팔리고 원장 마음 맞춰주는 게 신상이 이롭다는 거였다.
물론 이런 일을 기꺼이 해줄 수 있다. 그리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행위 자체가 창피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생의 역할은 학원 내에서 끝나야지 이렇게 학원 밖에서 학원의 홍보를 하는 일은 원장이나 상담실장이 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 학원이 어려우니 당신들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마음이겠지만 강사는 학생을 잘 가르치고 관리하는 그만큼이 딱 그들에 역할이다.
그럼 이렇게 전단지 나눠주고 원생이 늘었냐고? ㅎㅎ 큰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다. 학생들에게 나눠줘 봤자 학원 등록은 엄마가 하는 거니까 이 전단지를 엄마가 보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요새야 뭐 이런 학원이 있겠냐마는 혹시나 전단지 돌리는 걸 강사에게 시키려는 원장들이 계신다면!
제발 부탁드려요.
그런 일 말고 수업이나 더 열심히 준비해서 잘 가르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