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우리 애는 수시형이죠?

by anchovy

오늘 글의 제목은 내가 가르쳤거나 현재 가르치고 있는 고등학생 학부모에게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우리 애는 수능형이 아니니 수시로만 가야 할 것 같다거나 편하게 수시로 갈 수 있게 스펙 좀 빵빵하게 만들어 달라는. 나를 무슨 만능으로 보는 건지 밑도 끝도 없는 그들의 요구에 어이가 없다.


실제로 고등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자기 스스로 수시형이라 내신에만 올인하겠다거나 정시로 갈거라 생기부 관리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경우를 보게 된다. 특히 사립초나 국제중 출신에 경우, 수행평가나 교내 대회에 자기 나름대로의 노하우로 좋은 결과를 쉽게 가지니(수행평가가 일반 학교보다 많다 보니 비교해보면 확실히 더 잘하기는 한다.) 내신 관리와 생기부 관리 좀 해서 수시로 SKY에 입성하겠다는 꿈을 가진 학생과 부모님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서울시립대를 권하니 그런 학교 보내려고 내가 이 돈을 쓰냐며 화내시는 부모님도 계셨다. 근데, 참 죄송한 말이지만 앞으로 사람 일이 어찌 될지 아나? 내신성적이 생각만큼 안 나오면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서류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고 내신만 챙겼더니 최저등급도 못 맞추는 녀석들이 부지기수다.

실제로 작년에 내가 지도했던 내신 2등급 초반이었던 녀석은 최저를 못 맞춰서 수시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봤다. 다행히 최저를 안 보는 학교는 합격을 해서 잘 다니고 있지만 진짜 어이가 없었다. 최저를 못 맞춘다는 건 재수를 해도 별 승산이 없기 때문에 진짜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 학부모님이 꼭 유념해야 할 사실은 입시에는 장담이 없다는 것이다.

꼭 합격이다, 100퍼센트 확신한다, 이 아이가 안 붙으면 누가 붙냐? 제발 이런 감언이설에 속지 좀 말았으면. 아니, 작년 합격자 등급만 믿고 자소서는 대충대충 성의 없이 쓰고, 면접 준비도 안 하고 맨 땅에 헤딩하듯 지원을 했을 때 어떻게 잘 될 수가 있다는 거야?

당연히 승산이 없다. 그리고 요새 내신도 수능형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학교도 많은데 도대체 왜 수시형이니 정시형으로 나누는 건지. 결국, 입시는 3학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3학년 1학기 기말까지 가봐야 최종 등급이 나오는데 내가 원하는 등급이 안 나온다면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를 버리고 더 넓은 물에서 헤엄칠 수 있는 고래가 되게 하는 것. 그게 내가 해주고 싶은 역할인 것 같다. 입시 준비하는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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