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개똥 같은 소리 하고 있네!

by anchovy


2015년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강조하고 있는 인재상이 있다.

‘창의 융합형 인재’

창의 융합형 인재는 자기 관리 역량, 지식 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그리고 공동체 역량까지 총 6가지의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고 한다. 이렇게 인재상이 변화하면서 올바른 정답보다는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집중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해졌다고...

말들은 하지! 근데 이거 맞는 말이야? 정말 과정이 더 중요한 거 진짜냐고?


내 다년간의 학원 선생 경험상,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옛 성현의 좋은 말씀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론 같은 말이랄까? 철저히 시험 결과, 대회 실적, 입시 성과로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고 그 아이를 가르친 선생의 실력이 판가름되는 이 살벌한 사교육계에서 과정이 주는 교훈과 미덕은 사치에 가까울 뿐이라는 거다.


물론 말로야 좋은 경험이었다, 애쓰셨다, 다음엔 잘하겠죠, 이렇게 얘기하지만 학부모도 나도 잘 안다. 결과가 흡족지 않으면 언제든 더 나은 선생, 다른 학원을 찾기 위해 나와 빠이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바꾼 곳이 또 못마땅해지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얼굴에 철판을 백만 장쯤 깔고 내게 연락해서 다시 수업을 부탁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언맨처럼 두꺼운 철판을 얼굴에 깔고 나를 다시 찾아온 학부모와 생글생글 웃으며 만나야 한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체 끝났던 지난 상황을 반드시 반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실패로 인해 내 실력에 대해 확신이 없는 학부모가 내게 다시 만회의 기회가 주었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씀. 나는 당신의 자녀에게 내게 배우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해 줄 것이고 거기에다 좋은 결과도 만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버림받고 거절당할 마음에 준비를 해야 한다.


얼마 전 치른 6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과학탐구 두 과목 모두 1등급이 나오니 처음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 학부모님을 보며 기초 없는 녀석을 가르치느라 힘들었던 중간 과정이 떠올랐다. 그리고 더 확실하게 느꼈다. 결국 결과가 빛나야 과정의 수고로움이 인정받는다는 것을. 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니 더 잘해야 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결과만 중시하는 현실을 씁쓸해 하기보단 내 수고로운 과정이 인정받도록 나는 멋진 결과를 만들 것이다. 난 프로 선생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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