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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hovy Sep 22. 2019

78. 저 미국으로 입양 가요.

중3 남학생이 개인 수업 중 던진 말.


“엄마가 저 미국으로 입양 보낸데요. “


내가 제대로 듣는 게 맞는 건지 내 귀를 의심했다. 입양? 뭐야? 부모님께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나 걱정이 되었다. 아니 무슨 큰일이 있기에 애를 입양 보내.


근데 이 집구석, 아주 어이없는 계획을 하고 있었던 거다. 미국에 이모가 사는데 만 16세 전에 입양을 가면 공립학교에 다닐 수도 있고 한국보다 대학 가기도 쉬우니 거기서 의대를 가겠다는 거다. 한국은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나. 나참.


한국 입시에는 나름 전문가인 나도 예상 못 한 이 계획에 소름이 끼쳤다. 편부모 가정 전형으로 외고 지원하려고 위장 이혼한 집까진 봤어도 입양이라니. 이건 상식을 벗어나는 정도가 아닌 범죄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쩡한 부모가 있는데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고 입양을 보낸다는 부모와 그것을 자랑하는 모자란 중 3이라니.


결국 이 아이는 내년 8월 미국 학교 입학을 위해 입양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우선 이 아이에 부모님께선 친권을 포기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될 거고 입양을 통한 가족 초청 이민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결국 미국 대학에 보내려고 내가 낳은 아이의 친권을 포기하겠다는 얘기이다. 가난한 집도 아니고 아빠가 큰 개인병원을 하는 집구석이 말이다.


세상 잘 돌아간다, 아주 미쳐 핑핑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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