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몇 배를 벌었다는데?
'너는 그 종목 안 가지고 있어?'
'주식 투자 계속한다더니 그 건 왜 놓쳤어?'
'진짜 매일매일 오르기만 한다는데?'
'지금이라도 사는 게 제일 싸게 사는 거야'
'난 어제 이야기 듣고 바로 샀잖아 ㅋㅋ 벌써 3% 수익이야'
'나는 그 종목 옛날에 그냥 사놨었는데 수익률 대박이야 ㅋㅋ 나 주식 좀 잘하는 듯'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듣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문제는 이런 말을 듣고 나서 배가 아프거나 그 종목에 관심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본인만의 투자 스타일과 가치관이 잡혀 있지 않은 주린이들에게는 더욱더 치명적으로 작동한다.
그 자리에서 덜컥 매수 버튼을 눌러 소중한 돈을 쉽게 던지곤 한다.
전에 운이 좋게도 이런 말을 듣고 샀다가 수익을 냈던 경험이 있다면 더욱 눈이 돌아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사실은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명확한 사실을 알아볼까?
저런 이야기를 당신의 평범한 친구나 지인에게서 들었을 때는 이미 버블의 끝자락에 가까워졌을 확률이 높다.
이미 대화에서도 나와있듯이 누군가가 몇 배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이미 몇 배가 올랐다는 이야기다.
보통 버블의 끝자락에서는 인간의 광기가 가격을 더욱 올린다.
'나도 누구처럼 돈 벌어서 부자가 되겠다'는 인간의 욕심은 이성을 마비시키기 충분하다.
어떻게 평범한 지인과 직장동료들까지 다들 같은 얘기를 하는지 그 과정을 알아보면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주가가 크게 올라서 소문까지 난 종목은 반드시 뛰어난 자본력을 가진 주체가 있다.
그들은 보통 '세력'이라고 불리는데 기관과 외인, 또는 자본력을 가진 개인들의 조직일 수 있다.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주가를 몇 배의 가격으로 띄울 때까지 계속 매수를 해줘야 하므로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은 불가능하다.
주가를 크게 띄워놓은 그들이 다음으로 할 일은 무엇인가?
기쁨의 웃음을 지으며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파는 일이다.
주식을 팔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말도 안 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물량을 기꺼이 사줄 사람들이다.
그들의 물량은 매우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 줄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모집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합리적인 이유로 주가를 이해시킬 수 없다.
이미 말도 안 되는 가격까지 부풀린 주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누구보다 말이 안 되는 가격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 어떻게 물량을 떠넘겨야 할까?
정답은 '꿈과 희망을 파는 것'이다.
누군가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
실제 기업의 상황(사업장, 사업규모, 업종)에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업 참여 소문
도무지 떨어질 것 같지 않은 가격차트
10년 후, 20년 후에는 어마무시한 기업이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비전
언론, 미디어에서 유독 많이 띄워주는 광고
주변에서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좋다고 알고 있는 것
이 모든 것들이 고점에서 그들의 물량을 받아줄 호구를 모집한다는 증거다.
포장지를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는 수단들인 것이다. (미끼)
경제 뉴스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주식 투자에 대해서 공부가 필요한 것도 결국은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정보의 홍수에 노출된 시대다.
판단력이 없을수록 제대로 된 정보를 캐치할 수 없고 분석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된다면 소중한 돈을 잃을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버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명한 투자자들에게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투자를 통해 돈을 벌고 싶다면 판단력을 키워서 아직 버블이 시작되기 전의 후보들을 매수해야 한다.
이미 파티가 시작되었다면 (주변 사람들이 전부 환호한다면) 매수하기는 늦은 것을 인정해야 한다.
파티의 중간에 참여하고 싶다면 기술적 분석 실력을 갖추고 철저하게 단기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해야 한다.
어디가 고점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운이 좋아서 돈을 버는 것보다 위험 관리를 못해서 잃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에 한국에서는 2차 전지 섹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떻게 됐는가?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얻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